The Crust 리뷰 — 2년 만에 얼리액세스를 탈출한 달 식민지, 이제는 믿고 살 만할까?

The Crust(더 크러스트) 리뷰로 오늘 하루를 열어보겠습니다. 컨베이어 벨트 깔고 드론 날리는 공장 경영 게임은 이미 차고 넘치는데, 굳이 왜 이 게임이냐고요? 이 녀석은 무려 2년 넘게 얼리액세스에 머물렀다가 지난 9월 10일 정식 1.0으로 졸업했거든요. 킥스타터로 시작해서 긴 세월 커뮤니티와 부대끼며 몸집을 키운 게임이 완주에 성공했다는 것 자체가 요즘 같은 시대엔 은근히 드문 일입니다. 그래서 이 글이 답하려는 질문은 하나입니다. “2024년 어드밴스드 얼리액세스 시절 욕먹던 그 게임, 지금 사도 괜찮은가?” 결론부터 말하면 절반은 예, 절반은 조건부입니다.

달 표면에서 발사되는 로켓과 지구가 보이는 The Crust 키비주얼
출처: Steam / VEOM Studio

뭐가 달라져서 1.0을 붙였나

첫째, 완전한 스토리 캠페인이 생겼습니다. 이전까지 The Crust는 목적 없이 컨베이어만 깔던 샌드박스에 가까웠는데, 이번 업데이트로 멀티 엔딩이 달린 서사가 들어오면서 “달 식민지 회사의 CEO”라는 콘셉트에 진짜 이야기가 붙었습니다. 다만 이 캠페인이 대사 비중이 커서, 한국어 번역 품질이 그대로 몰입도를 좌우하는 구조가 됐다는 점은 기억해 두시는 게 좋습니다. 둘째, 로지스틱 엔진을 통째로 갈아엎었습니다. 개발사는 대형 기지에서 프레임이 최대 100~200%까지 뛴다고 밝혔는데, 실제로 스팀 리뷰에서도 “감자 PC에서도 60프레임 나온다”는 인증이 여럿 올라오고 있습니다. 컨베이어와 드론이 수백 개씩 얽히는 게임 특성상 이건 숫자 이상의 체감 차이입니다. 셋째, Planning Mode와 Sandbox 2.0이 추가됐습니다. 미리 배치를 시뮬레이션해보고 실제로 건설하는 계획 모드 덕분에, 예전엔 감으로 깔다가 자원 낭비하던 걸 좀 더 침착하게 설계할 수 있게 됐습니다. 대신 하나 주의할 점, 얼리액세스 세이브는 1.0으로 이어지지 않습니다. 아키텍처 자체를 손봤기 때문이라는데, 예전부터 하시던 분들은 사실상 새로 시작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컨베이어 벨트와 자원 현황판이 보이는 The Crust 기지 생산 라인
출처: Steam / VEOM Studio

그래서 지금 평가는 어떤가

스팀 기준(2026년 9월 13일)으로 전체 리뷰 3,903개 중 77%가 긍정으로 “대체로 긍정적”(Mostly Positive) 등급입니다. 메타크리틱에는 아직 평론 점수가 집계되지 않았습니다. 흥미로운 건 한국어로 남겨진 리뷰만 따로 보면 47개 중 51%로 “복합적”(Mixed)에 걸려 있다는 겁니다. 표본이 크지 않아 단정할 수는 없지만, 앞서 말한 번역·로컬라이제이션 우려가 실제 평가에도 어느 정도 반영된 걸로 보입니다. 해외 리뷰 쪽 분위기는 조금 다른데, “2024년 리뷰들 보고 망설이고 있다면, 그건 이제 존재하지 않는 게임 얘기다. 드론도 세이브도 다 돌아간다”는 인증형 리뷰가 눈에 띕니다. Factorio에 500시간, Satisfactory를 풀 클리어했다는 한 유저는 “The Crust가 그 게임들과 다른 점은, 기지가 게임의 전부가 아니라는 것. 당신은 사업을 운영하는 것”이라고 정리했는데, 계약 시스템을 게임의 진짜 핵심으로 꼽는 리뷰가 유독 많았습니다.

야간 조명이 켜진 The Crust 대형 기지 전경과 자원 UI
출처: Steam / VEOM Studio

그럼 처음 켰을 때는 재밌나

이게 좀 애매합니다. “1시간 45분 만에 환불 페이지를 열어놓고 있었다”는 리뷰가 상위 노출될 정도로, 초반 진입장벽이 상당히 높다는 의견이 많습니다. 설명 없는 시스템이 한꺼번에 쏟아지고, 콜로니스트들이 왜 불만족스러워하는지도 바로 와닿지 않는다고 하네요. 다만 같은 리뷰의 결론은 “가이드 좀 찾아보고 이해하고 나니까 제대로 꽂혔다”였습니다. 즉 스팀 환불 기준인 2시간 안에는 재미를 느끼기 어려울 수 있으니, 살 계획이라면 미리 공략 영상 한두 개 정도는 보고 들어가는 걸 추천합니다 (전 아직 못 해봤지만, 이 정도면 저도 튜토리얼 영상부터 찾아볼 것 같네요).

좋은 점

  • 컨베이어·드론 자동화의 규모감과, “기지 자체가 목적이 아니라 사업을 굴린다”는 콘셉트가 팩토리오류 팬들에게 신선하게 다가간다는 평이 많습니다.
  • 1.0에서 붙은 멀티 엔딩 스토리 캠페인과 계약 시스템이 단순 건설 시뮬레이션 이상의 목표 의식을 부여합니다.
  • 로지스틱 엔진 재설계로 대형 기지 프레임이 최대 100~200% 개선됐다고 개발사가 밝혔고, 실제 저사양 인증 리뷰도 다수 보입니다.

아쉬운 점

  • 초반 2시간이 설명 부족한 시스템의 벽으로 느껴진다는 리뷰가 많아, 진입장벽이 낮은 편은 아닙니다.
  • 한국어 리뷰 51%만 긍정(9월 13일 기준 47개 중)으로, 전체 평균보다 낮습니다. 스토리 비중이 커진 만큼 번역 품질에 대한 우려가 실제로 점수에 반영된 것으로 보입니다.
  • 얼리액세스 시절 세이브 파일이 1.0으로 이어지지 않아, 기존 플레이어는 사실상 재시작해야 합니다.

추천 대상

뉴비·라이트 유저라면 첫 2시간을 버틸 각오를 하거나, 가이드를 먼저 보고 들어가는 걸 권합니다. 그냥 감으로 켜면 환불 창을 여는 리뷰어들과 같은 경험을 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팩토리오·서틀라이트류 고인물이라면 계약 시스템과 사업 운영 콘셉트가 확실히 차별점으로 다가올 겁니다. 500시간짜리 베테랑도 만족했다는 리뷰가 있는 만큼 장르 팬이라면 믿고 골라도 좋을 선택지입니다. 스토리 중심으로 즐기고 싶은 분은 한국어 번역 관련 리뷰를 한 번 더 찾아보고 결정하시길 권합니다. 현재 35% 할인 중이라 진입 가격 부담은 적은 편입니다.

마무리 한마디

2년 넘게 얼리액세스에 머물던 게임이 “이제 진짜 완성됐다”고 당당히 말할 수 있는 경우는 생각보다 많지 않은데, The Crust는 최소한 그 문턱은 넘은 것 같습니다. 다만 달에 첫발을 딛자마자 설명서도 없이 컨베이어 벨트부터 쥐여주는 건 여전한 듯하니, 환불 시계가 돌아가는 2시간 안에 승부를 보려 하지 마시고 가이드 한 편 정도는 챙겨서 착륙하시길 바랍니다.

참고 출처

댓글 남기기

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필드는 *로 표시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