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Breathedge 2 리뷰로 오늘 하루를 열어보겠습니다. 관짝을 타고 우주를 떠돌던 그 아저씨, 그리고 죽지 않는 닭이 5년 만에 돌아왔습니다. 8월 31일 스팀 얼리액세스로 출시됐고, 9월 1일 오전 기준 유저 평가는 158개 중 89%가 긍정적입니다. 그런데 개발사가 스스로 밝힌 얼리액세스 예상 기간이 16~20개월인데다, “정식 출시까지 가격을 올리겠다”고도 못박아뒀습니다. 오늘은 “이 게임을 지금 16,800원에 살 이유가 있는지, 아니면 1년 반 뒤에 사는 게 맞는지”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전작을 기억하시나요
Breathedge는 2021년 2월에 나온 우주 생존 게임입니다. 할아버지 유해를 운반하다 우주선이 폭발해 조난당한 평범한 아저씨가, 청테이프와 잔해를 긁어모아 살아남는 이야기죠. 진지한 서브노티카 같은 게임이 아니라, 산소가 떨어지는 와중에도 AI가 실없는 농담을 던지는 코미디 게임이었습니다.
평가는 나쁘지 않았습니다. 메타크리틱 71점, 스팀 유저 평가는 9월 1일 기준 17,850개 중 81% 긍정입니다. 참고로 1편은 지금 9월 11일까지 90% 할인으로 2,700원입니다. 정가가 27,000원이니 할인 폭이 상당하죠. 후속작을 살지 고민되신다면 전작부터 담아보시는 것도 방법입니다.
한 가지 더. 1편도 얼리액세스를 거쳤는데, 2018년 9월에 시작해 2021년 2월에 정식 출시됐습니다. 약 29개월이 걸린 셈이죠. 이번에 개발사가 제시한 16~20개월이라는 숫자를 볼 때 참고하실 만한 전례입니다.

2편은 뭐가 달라졌나
첫째, 서바이벌이 진짜 서바이벌이 됐습니다. 허기·갈증·수면·체력에 산소와 환경 요인까지 계속 관리해야 합니다. 프랑스 매체 Univers-Simu는 얼리액세스 버전을 약 4시간 플레이한 뒤 “게이지가 서바이벌 게임 체크리스트를 채우려고 있는 게 아니라, 진행 속도를 자연스럽게 늦추는 역할을 한다”고 평가했습니다. 목표만 따라 달릴 수 없고, 탐사 전에 먹고 마시고 자고 장비를 챙기게 만든다는 뜻입니다.
둘째, 손을 잡아주지 않습니다. 같은 매체에 따르면 노말 난이도에서는 주요 목표 지점 정도만 표시되고,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는 알려주지 않습니다. 어디에 도착했고 대충 뭘 찾아야 하는지만 아는 상태에서 알아서 방법을 찾아야 하죠. 취향이 갈릴 지점이지만, 탐험형 서바이벌을 좋아하신다면 이게 매력 포인트입니다.
셋째, 유머는 그대로입니다. 스팀 상점 소개문부터가 “평범한 아저씨 하나와 불사신 치킨 한 마리, 그리고 청테이프 조금이면 우주를 구할 수 있을까?”입니다. 우주 규모가 커졌다고 갑자기 진지해지지는 않았다는 게 Univers-Simu의 평가입니다. 10점 만점에 7점을 주며 ‘추천’ 평결을 낸 InsertCoins.press도 유머는 후한 쪽인데, 대신 나레이션 밀도가 너무 높아 조용한 순간이 아쉽다는 유보를 달았습니다. 농담이 쉬지 않고 들어온다는 뜻이죠. 스크린샷만 봐도 분위기가 읽힙니다. 주황색 시트를 덧댄 촌스러운 우주선 실내, 잔해에 전구 장식을 주렁주렁 매단 정거장 같은 것들이요. 우주 재난물인데 어딘가 시골 캠핑장 같은 이 감성이 이 시리즈의 정체성입니다.
넷째, 그래픽은 승부처가 아닙니다. Univers-Simu는 “기술적·시각적으로 우주 게임의 새 기준을 노리는 작품은 아니지만, 목적에는 충분히 부합한다”고 정리했습니다. 환경이 역할을 하고 아트 디렉션이 Breathedge 세계관을 바로 세워준다는 쪽이죠. 대신 최적화 부담이 적다는 뜻이기도 하니, 사양이 빠듯한 분들께는 나쁜 소식이 아닙니다.

그래서 왜 얼리액세스인가
여기가 이 글의 핵심입니다. Univers-Simu의 정리에 따르면, 개발사 RedRuins Softworks는 팀 규모가 작아 챕터 단위로 나눠 개발하는 방식을 택했습니다. 전작에서도 썼던 방식이죠.
출시 시점에 들어 있는 건 스토리 첫 챕터, 넓은 탐험 지역 하나, 그리고 핵심 게임플레이 시스템입니다. 스팀 ‘앞서 해보기’ FAQ에서 개발사는 자원 수집·제작·업그레이드·수리·전투·메인 및 사이드 퀘스트·NPC까지 다 들어 있다고 설명합니다. Univers-Simu는 이 첫 서사 분량을 대략 8~10시간으로 봤고, 탐험까지 하면 더 늘어난다고 덧붙였습니다. 그리고 개발사가 밝힌 정식 1.0까지 예상 기간이 16~20개월입니다.
빠져 있는 것도 분명합니다. 개인 기지 건설과 행성 표면 플레이는 얼리액세스 출시 이후 두 번째 대형 업데이트에 들어갈 예정이고, 탈것도 소형 비행체·지상 차량부터 시작해 개인 우주선과 워프 시스템까지 순차 도입입니다. 코옵은 없습니다. 스팀 상점 페이지에도 싱글 플레이어만 표기돼 있고, 멀티플레이 계획은 아직 발표되지 않았습니다. 친구와 둘이 우주 정거장을 짓는 그림을 그리셨다면, 이번엔 아닙니다.
그런데 기다리면 더 비싸집니다
이 게임의 구매 판단에서 제일 중요한 대목이 여기입니다. 스팀 ‘앞서 해보기’ FAQ에 개발사가 직접 이렇게 적어놨습니다. “전작과 마찬가지로 정식 출시 때까지 가격이 인상될 예정입니다. 대규모 업데이트가 출시될 때마다 점진적으로 오를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리고 가장 낮은 가격은 얼리액세스 시작 시점에 제공된다고 못박았습니다.
보통 얼리액세스는 “기다리면 세일한다”가 통하는데, 이 게임은 개발사가 반대로 예고한 셈입니다. 지금 16,800원(정가 21,000원, 20% 할인은 9월 12일까지)이 앞으로 나올 어떤 가격보다 쌀 가능성이 높다는 뜻이죠. 물론 이건 개발사의 계획이지 확정된 가격표는 아니고, 인상 폭이나 시점도 공개되지 않았습니다.
좋은 점
- 얼리액세스치고 완성도가 높습니다. Univers-Simu는 “인터페이스가 완비돼 있고 옵션도 이미 많아서, 갓 올라온 프로토타입 같지 않다”고 평가했습니다. 이 게임의 미완성은 ‘기능’이 아니라 ‘분량’의 문제라는 뜻이죠.
- 초기 유저 반응이 좋습니다. 9월 1일 오전 기준 스팀 158개 평가 중 141개가 긍정으로 89%, 등급은 ‘매우 긍정적’입니다.
- 한국어 자막을 지원합니다. 음성은 영어·러시아어지만 텍스트 농담이 많은 게임이라 자막 지원 여부가 체감에서 큰 차이를 냅니다.
- 지금이 가장 쌉니다. 개발사가 얼리액세스 기간 중 가격 인상을 예고했으니, 살 마음이 있다면 미루는 게 이득이 아닙니다.
아쉬운 점
- 이야기가 끝나지 않습니다. 첫 챕터 8~10시간을 끝내고 나면 다음 이야기를 기다려야 하고, 개발사 예상대로여도 완결까지 1년 4개월에서 1년 8개월입니다. 전작은 29개월이 걸렸습니다.
- 간판 기능이 빠져 있습니다. 기지 건설과 행성 표면은 두 번째 대형 업데이트 이후고, 탈것도 단계적 도입입니다. 지금 사면 “탐험하고 채집하고 제작하는” 부분만 있는 셈입니다.
- 코옵이 없습니다. 전작 때부터 꾸준히 요청이 있었지만 아직 계획이 발표되지 않았습니다.
- 한국어 평가가 9월 1일 기준 단 1건입니다. 국내 유저 반응을 참고하려면 시간이 더 필요합니다.
추천 대상
서브노티카나 더 포레스트처럼 “알아서 알아내는” 서바이벌을 좋아하고, 얼리액세스에 익숙한 분이라면 지금 사도 괜찮습니다. 8~10시간짜리 잘 다듬어진 첫 챕터를 16,800원에 하는 셈이고, 앞으로 붙는 콘텐츠는 추가 결제 없이 따라옵니다.
반대로 “완성된 게임을 한 번에 정주행하고 싶다”는 분이라면 기다리셔도 됩니다. 다만 앞서 적었듯 가격이 오를 가능성이 높으니, 이 경우 기다림의 대가를 돈으로 치른다고 생각하시는 게 맞습니다. “완성본을 더 싸게”는 이번엔 성립하지 않을 확률이 큽니다.
전작을 안 해보신 분이라면 순서를 바꿔보셔도 좋습니다. 1편이 9월 11일까지 90% 할인으로 2,700원이고 이미 완결된 게임이니, 그걸로 이 시리즈의 유머 코드가 맞는지부터 확인하는 게 가장 싼 테스트입니다. 이 게임은 농담이 재미없으면 그냥 산소 게이지 관리 게임이 되어버리기 때문에, 취향 검증이 생각보다 중요합니다.
친구와 함께 하실 계획이었던 분께는 안타깝지만 지금은 답이 없습니다. 코옵 계획 자체가 발표되지 않았으니, 이 조건이 중요하다면 다른 게임을 보시는 편이 낫습니다.
마무리 한마디
얼리액세스에서 제일 무서운 건 미완성이 아니라 “약속만 파는 것”입니다. 그런 점에서 Breathedge 2는 최소한 정직해 보입니다. 지금 들어 있는 게 뭐고 안 들어 있는 게 뭔지, 언제까지 걸릴지, 심지어 가격을 올리겠다는 것까지 다 적어놨으니까요. 물론 그 기간이 16~20개월이고 전작은 29개월이 걸렸다는 게 함정입니다만. 저는 일단 1편의 그 닭이 2편에도 나오는지 확인하러 갑니다. 그것만 확인되면 지갑은 이미 열려 있습니다.
참고 출처
- Steam — Breathedge 2
- Steam — Breathedge(1편)
- Univers-Simu — Breathedge 2: 얼리액세스 4시간 플레이 리뷰
- Aroged — Breathedge 2, an adventure comedy game about space survival, has entered Steam Early Access
- Aroged — A humorous adventure game from Russian developer Breathedge 2 has been released into early access
- InsertCoins.press — Breathedge 2: review, early access
- Metacritic — Breathedge(1편) 평점 페이지
- HypeTrain Digital 공식 사이트
- Breathedge 2 Early Access 정리(팬 위키)
- Breathedge Wiki — Breathedge 2 Early Access & Gameplay Overview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