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66: 암스테르담 리뷰 — 어쌔신 크리드 아버지의 16년 숙원, 2만 8천 원 낼 만할까?

1666 암스테르담 주인공 노아 — 두건과 17세기 복장 차림으로 어두운 숲을 배경에 두고 정면을 바라보는 장면
출처: Steam / Panache Digital Games

1666: 암스테르담 리뷰로 오늘 하루를 열어보겠습니다. 어쌔신 크리드와 페르시아 왕자: 시간의 모래를 만든 파트리스 데질레츠가 16년을 붙잡고 있던 게임이 드디어 나왔습니다. 유비소프트에서 판권을 되찾아 온 게 2016년이니, 되찾아 온 뒤로만 10년입니다. 그런데 8월 25일 스팀 얼리 액세스로 문을 연 성적표는 ‘복합적’, 긍정 67%였죠. 오늘은 “이 67%가 게임이 나빠서인지, 얼리 액세스라서인지, 그리고 2만 7,900원을 지금 낼 이유가 있는지”를 정리해 보겠습니다.

16년을 기다린 게임이 이렇게 나왔습니다

‘1666: 암스테르담’은 파나슈 디지털 게임즈가 개발·배급하는 3인칭 다크 액션 어드벤처입니다. 이 스튜디오, 이름은 낯설어도 이력은 화려합니다. 대표작이 ‘앤세스터: 인류의 여정’이고, 창업자가 어쌔신 크리드 1·2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파트리스 데질레츠니까요.

이 프로젝트의 시작은 2010년 THQ 몬트리올입니다. 데질레츠가 주도한 신규 IP였는데, 2013년 유비소프트가 THQ 몬트리올을 인수하고 데질레츠가 회사를 떠나면서 개발이 멈췄죠. 그 뒤 소송까지 가는 권리 분쟁을 거쳐 2016년에야 IP가 데질레츠 품으로 돌아왔습니다. 첫 발표부터 세면 16년짜리 숙원 사업인 셈입니다.

출시는 2026년 8월 25일, 스팀과 에픽게임즈 스토어 동시 얼리 액세스입니다. 스팀 정가는 3만 1천 원이고 9월 1일까지 10% 할인해 2만 7,900원입니다. 한국어는 인터페이스와 자막을 지원하고요. 개발사는 얼리 액세스 기간을 약 1년으로 잡았고, 지금 들어 있는 건 캠페인 1부, 플레이 타임 약 15시간 분량이라고 스팀 상점 페이지에 명시해 뒀습니다.

낮엔 탐정, 밤엔 마녀, 그리고 고양이

첫째, 하루가 낮과 밤으로 쪼개집니다. 낮에는 손으로 빚은 17세기 암스테르담을 돌아다니며 조사합니다. 이 게임에서 단서는 건물 정면에 박힌 박공석(게이블스톤)인데, 스팀 소개문이 대놓고 “모든 파사드에는 게이블스톤이 있다. 전부가 진실을 말하지는 않는다”고 써 뒀습니다. 밤이 되면 ‘에스밧’이 열리고, 낮에 표시해 둔 대상을 달빛 아래에서 본모습으로 끌어내 처리하죠. 조사와 전투가 같은 하루 안에서 인과로 이어지는 구조입니다.

둘째, 주인공이 둘입니다. 노아 브루클린은 자인다리에게 길러진 ‘수집가’로, 대대로 내려온 마녀술을 씁니다. 그리고 아론은 1999년에서 소환돼 고양이 몸에 갇힌 남자고요. 플레이어는 이 둘을 전환하며 완전히 다른 플레이 스타일을 오갑니다. 게임인포머 핸즈온에 따르면 아론으로 사람을 조종해 노아를 건물 안까지 걸어 들이는 식의 잠입도 가능한데, 검은 고양이 한 마리는 아무도 수상하게 보지 않으니까요. 데질레츠가 만든 게임에서 벽 대신 고양이를 타고 잠입한다니, 시대가 많이 바뀌긴 했습니다.

붉은 마녀 복장의 노아가 붉은 마력이 뻗어 나오는 지팡이를 휘두르는 전투 장면
출처: Steam / Panache Digital Games

셋째, 사양이 만만치 않습니다. 최소 사양부터 하드웨어 레이 트레이싱이 필수이고, RTX 2060 Super 8GB 또는 RX 6600 8GB, 인텔 Arc 580 이상을 요구합니다. 권장은 RTX 3080 Ti 12GB고요. 2만 원대 인디 감성 가격표를 달고 있지만 요구 사양은 더블A급이라는 뜻이라, 구형 그래픽카드를 쓰신다면 결제 전에 사양표부터 확인하시는 게 좋습니다.

66%라는 숫자를 어떻게 읽어야 할까

먼저 사실관계입니다. 8월 27일 기준 스팀 유저 평가는 전체 언어 373건에 긍정 251건, 즉 67%이고 등급은 ‘복합적’입니다. 출시 직후 275건 시점에도 66%였으니 사흘째 거의 그대로인 셈이죠. 평론 매체 종합 점수는 아직 없습니다. 얼리 액세스라 메타크리틱·오픈크리틱 집계가 잡히지 않았거든요.

불만의 내용은 꽤 일관됩니다. 전투가 반복적이고 타격감이 약하다는 지적, 고양이 조작이 어색하다는 지적, 애니메이션이 구식이고 화면이 뿌옇다는 지적, 그리고 전반적으로 미완성이라는 지적입니다. PC 게이머는 얼리 액세스 리뷰에서 “첫 보스를 버튼 연타와 적당한 회피로 넘겼다”며, 지금 상태로 30달러를 내기엔 다듬을 게 많다고 못을 박았습니다.

반대 목소리도 있습니다. GamesRadar+는 “미완성인 채로 나왔지만 그게 바로 요점”이라며, 기대를 배반하는 방식 자체가 얼리 액세스다운 미덕이라고 봤습니다. 사실 이 게임은 6월에 프롤로그를 무료 배포했을 때도 한 차례 홍역을 치렀는데요. 30분짜리 프롤로그에 전투가 없다는 이유로 당시 스팀 평가가 58%까지 떨어지자, PCGamesN이 “프롤로그와 데모는 다르다”며 옹호 기사를 쓰기도 했습니다. 참고로 프롤로그 평가는 그 뒤로 더 내려가, 8월 27일 기준 전체 언어 4,000여 건에 긍정 56% 수준입니다. 정리하면 “방향성과 분위기는 인정받고, 손맛과 완성도에서 표를 잃고 있다”입니다.

푸른 빛 속에서 정면을 응시하는 검은 고양이 아론의 클로즈업
출처: Steam / Panache Digital Games

좋은 점

  • 소재와 분위기는 확실히 다릅니다. 17세기 암스테르담, 박공석 단서, 달밤의 에스밧이라는 조합은 지금 시장에 비슷한 게임이 없습니다.
  • 노아와 아론의 이중 플레이가 구조적으로 재밌습니다. 마녀술과 고양이 잠입이라는 완전히 다른 두 문법을 한 게임 안에서 굴립니다.
  • 개발사가 로드맵과 분량을 숨기지 않았습니다. 캠페인 1부·약 15시간, 얼리 액세스 약 1년, 가격은 완성에 가까워질수록 올린다고 상점 페이지에 못 박아 뒀습니다.

아쉬운 점

  • 전투가 아직 재미의 축이 못 됩니다. PC 게이머 표현대로 버튼 연타로 넘어가는 수준이라는 지적이 스팀 리뷰에서도 반복됩니다.
  • 기술적 마감이 뒤처집니다. 애니메이션과 화면 선명도, 최적화에 대한 불만이 부정 리뷰의 큰 축입니다.
  • 최소 사양에 하드웨어 레이 트레이싱이 필수라 진입 문턱이 높습니다. 가격은 3만 원인데 그래픽카드 요구치는 훨씬 위입니다.

추천 대상

얼리 액세스가 뭔지 아는 분, 그러니까 “1년 뒤에 완성될 게임의 1부를 지금 보러 간다”는 전제를 받아들일 수 있는 분에게는 지금이 가장 쌉니다. 개발사가 완성도가 올라갈수록 가격을 올리겠다고 공언했으니까요.

완성된 게임만 사는 분이라면 답은 간단합니다. 기다리세요. 지금 67%를 만든 불만들이 대부분 ‘시간이 필요한’ 항목입니다.

데질레츠라는 이름 하나로 결제 버튼을 누르려는 분이라면, 무료 프롤로그부터 받아 보시길 권합니다. 30분이면 이 게임의 호흡이 자기 취향인지 판단할 수 있습니다. 참고로 스팀에는 전작 ‘앤세스터: 인류의 여정’을 묶은 번들도 올라와 있으니, 스튜디오 색깔이 궁금하다면 그쪽도 선택지입니다.

마무리 한마디

16년을 기다린 게임을 두고 “일단 1부만 나왔습니다”라고 말하는 건 조금 잔인합니다. 그래도 데질레츠가 유비소프트를 나와 되사 온 IP로 결국 무언가를 내놨다는 사실 자체는 응원하게 되네요. 다만 저는 얼리 액세스를 잘 못 참는 편이라, 이번엔 프롤로그로 고양이만 만져 보고 1년 뒤에 다시 오겠습니다. 그때쯤이면 저도 사양 되는 그래픽카드를 샀겠죠.

참고 출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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