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카토리(Akatori) 리뷰로 오늘 하루를 열어보겠습니다. 8월 5일에 스팀으로, 8월 12일에 콘솔로 나온 2.5D 메트로배니아입니다. 1만 6천 원이라는 착한 가격에, 한국어 인터페이스·자막까지 지원하고요. 스크린샷만 보면 올해 인디 다크호스처럼 생겼습니다. 그런데 스팀 평가가 ‘복합적’ 67%(211건 기준)입니다. 그리고 한국어 리뷰 8건 중 5건이 비추천, 일본어 리뷰 8건 중 6건이 비추천입니다. 오늘은 “그림이 이렇게 예쁜 게임이 왜 갈리는지, 그리고 1만 6천 원을 지금 낼 만한지”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6년 전 데스스틱이라는 이름으로 시작한 게임
이 게임의 이력이 좀 험합니다. 2020년 10월에 ‘데스스틱(DeathStick)’이라는 제목으로 처음 공개됐고, 두 달 뒤 아카토리로 개명했습니다. 원래 2022년 출시 예정이었는데 2026년 8월에 나왔으니 약 5년 10개월이 걸렸습니다. 개발사 명의도 세 번 바뀌었습니다. TeamNora Games → Code Wakers → 현재의 Contrast Games. 퍼블리셔도 HypeTrain Digital에서 Games Harbor·Esprit Games 공동으로 옮겼습니다.
그리고 스펙이 줄었습니다. 2021년 킥스타터 예고 시점 홍보문은 “10개 이상 바이옴, 50종 이상 적, 10종 이상 보스”였는데, 최종본은 5개 월드, 20종 이상 적, “여러(several)” 보스입니다. Games Harbor 공식 페이지와 스팀 소개문, 그리고 TheXboxHub·I Dream of Indie Games의 실플레이 리포트가 모두 5개 지역으로 일치합니다.
스팀 최다 추천 리뷰(추천 234, 개발사 답글까지 달린 글)는 이 이력을 이렇게 읽었습니다. “원래 개발사가 프로젝트 중간에 폐업하고 퍼블리셔가 새 개발사에 마무리를 맡긴 것으로 이해되는데, 불행히도 그게 티가 난다”고요. 다만 이건 유저의 추정이고 개발사·퍼블리셔의 공식 확인은 없습니다. 확인된 건 명의 3회 변경과 스펙 축소까지입니다.

지팡이 하나로 다 하는 게임
먼저 잘하는 걸 보겠습니다. 주인공 아카토리는 붉은 새가 변신한 지팡이 하나로 모든 걸 처리합니다.
첫째, 이동이 지팡이에 통합돼 있습니다. 근접 공격, 던지고 되돌려 받기(같은 버튼이고 적을 끌어당깁니다), 활강, 벽 걸기 후 추가 점프, 경사면 슬라이드가 전부 한 도구로 묶여 있습니다. 여기에 수영, 대나무 줄기 점프, 스노보드 구간, 리듬게임식 보스 페이즈, 수중 추격전까지 붙습니다. 평론 다수가 이동 자체는 호평했고, GameSurf는 “즉각적이고 반응이 빠르며 거의 신경질적일 정도”라고 표현했습니다.
둘째, 아트 디렉션은 만장일치입니다. 픽셀아트 캐릭터에 3D 배경을 결합한 2.5D 구성인데, 한국·일본·서구 리뷰 어디를 봐도 예외 없이 이걸 최대 강점으로 꼽습니다. InsertCoins.press는 8점을 주며 “먼저 눈으로 사랑하고, 지팡이를 길들인 뒤에는 손으로 사랑하게 되는 게임”이라고 적었습니다. 동아시아풍 현악 중심 사운드트랙도 마찬가지로, 게임을 비추천한 일본 리뷰어들조차 음악만은 호평했습니다.
셋째, 난이도는 4단계입니다. 스토리 모드까지 있어서 문턱은 낮은데, 게임 시작 후에는 변경이 안 됩니다. 초기 최대 체력이 낮아서(스파이크가 2 대미지, 체력이 3) 실수 한두 번에 죽는 구간이 있으니 이 선택이 꽤 무겁습니다. 컨트롤러 리매핑도 프리셋 3종만 있고 자유 배치가 안 됩니다.
그런데 왜 67%인가
문제는 메트로배니아의 뼈대입니다.
첫째, 탐험할 이유가 없습니다. 장비 시스템이 아예 없고, 숨겨진 장소를 찾아도 보상이 회복 포션이나 화폐(앰버)입니다. 상점 재고도 사실상 소모품뿐이고 최대 체력 증가는 극소수입니다. 지도 마커도 없고 패스트트래블도 부실합니다. 스팀 한국어 리뷰 하나가 이걸 정확히 지적했습니다. “2.5D 도트의 유려한 아트는 인정하지만 요즘 메트로배니아에는 다 있는 지도 마커도 없고” 탐험 보상이 포션·화폐뿐이라고요. TheXboxHub는 2.5/5(50점)을 주면서 “아카토리의 대죄는 역주행이라는 핵심 요소를 선택형 수집 사냥으로 밀어낸 것”이라고 못 박았습니다.
둘째, ‘혼돈(Chaos)’ 게이지 설계가 문제입니다. 적을 잡아 게이지를 채우고 ‘혼돈의 종’ 앞에서 아레나 도전을 클리어하면 신규 지팡이 기술이 열리는 구조인데, 세이브 지점에서 명상하면 게이지가 리셋됩니다. 결과는 뻔합니다. 화면을 왔다 갔다 하며 리스폰되는 적을 반복해서 잡는 파밍이 강요됩니다. 한국·일본·영어권 리뷰가 개별 시스템 중 가장 강하게 비판한 지점이 정확히 이겁니다.
셋째, 전투에 깊이가 없습니다. Gameland.gg는 7.5점을 주면서도 전투를 “적이 자원 연기를 뿜고 사라질 때까지 공격 버튼을 연타하는 것으로 귀결된다”고 요약했습니다. 스팀 영어 리뷰에는 “적을 때리기 시작하면 AFK 상태가 되어 콤보로 죽을 때까지 맞아준다”는 표현까지 있습니다. 적 종류가 20종을 넘어도 대응법이 같으면 의미가 줄죠.
넷째, 분량 주장과 체감이 두 배 이상 벌어집니다. 개발사는 9~13시간이라고 하고, LifeisXbox는 스토리 7시간·100% 12시간으로 78점을 줬습니다. 그런데 스팀 유저 실측은 3~6시간대가 다수입니다. “6시간에 끝냈다”(추천 71), “4시간 만에 엔딩”(한국어 리뷰) 같은 기록이 이어집니다.

그리고 한국어·일본어 번역이 발목을 잡았습니다
이 게임의 국내 평가를 가장 크게 깎은 건 게임플레이가 아니라 번역입니다. 스팀 한국어 리뷰의 표현을 그대로 옮기면 이렇습니다. “시작부터 AI 번역체 한국어가 날 반겨주는데 여기서부터 뭔가 잘못 됐음을 느꼈다”, “발번역 때문에 초반 스토리 몰입도 안되지”, 스크립트가 “중국어 AI 번역”으로 보인다는 지적까지 나옵니다.
일본어도 똑같습니다. “스토리의 일본어 로컬라이즈도 수상해서, 기계번역은 아니지만 대화의 의미가 잘 모르겠다”, “번역이 나쁜 건지 이야기가 전혀 들어오지 않는다”는 리뷰가 있습니다. 영어 원문도 안전하지 않습니다. The Geekly Grind는 대사가 “번역 문제로 보일 만큼 어색하고 때로 이해 불가 수준”이라 했고, Gameland.gg도 “번역이 일관성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즉 특정 언어의 문제가 아니라 로컬라이제이션 전반의 약점으로 보입니다.
국내 보도는 거의 없습니다. 인벤·게임메카·게임샷 기사가 0건이고, 국내 매체 글은 디스이즈게임의 2월 데모 소개 칼럼 하나뿐입니다. 루리웹 출시 트레일러 글은 조회 1,343에 댓글 0입니다. 8월 상반기 신작 홍수 속에서 조용히 지나간 셈이죠. 아, 그리고 메타크리틱은 아직 점수가 없습니다. PC 평론 0건, 전체 플랫폼 통틀어 등재 평론 1건(TheXboxHub 50점)이라 종합 점수 요건인 4건을 못 채웠습니다.
동접 이야기도 짚고 넘어가겠습니다. 스팀차트 기준 역대 최고 동시접속이 148명입니다. 최근 30일 평균 43명이고요. 스팀 팔로워가 1만 명이 넘는데 실제 플레이 전환이 이 정도라면, 상업적으로는 아쉬운 출발입니다.

좋은 점
- 아트 디렉션이 진짜입니다. 픽셀아트 + 3D 배경의 2.5D 구성과 동아시아풍 현악 사운드트랙은 한국·일본·서구 리뷰 전부가 예외 없이 최대 강점으로 꼽았습니다.
- 지팡이 하나로 던지기·회수·활강·벽 걸기·슬라이드를 다 처리하는 이동 설계가 깔끔합니다. 이동 자체의 반응성은 평론 다수가 호평했습니다.
- 1만 6천 원에 한국어 인터페이스·자막을 지원하고, 5~8시간이면 끝나는 짧은 호흡입니다. 부담 없이 켜볼 수 있는 가격대입니다.
- 난이도 4단계에 스토리 모드가 있어서, 정밀 플랫포밍이 약한 사람도 진입할 길은 열려 있습니다.
아쉬운 점
- 탐험 보상 설계가 무너져 있습니다. 장비 없음, 숨은 보상이 포션·화폐뿐, 지도 마커 없음, 패스트트래블 부실 — “메트로배니아를 자칭하는데 탐험할 이유가 없다”는 게 3개 언어권 공통 결론입니다.
- ‘혼돈’ 게이지가 세이브 시 리셋되는 구조라 화면 전환 반복 파밍을 강요합니다. 개별 시스템 중 가장 많이 비판받았습니다.
- 전투가 얕습니다. “공격 버튼 연타로 귀결된다”(Gameland.gg), “적이 AFK가 되어 맞아준다”(스팀)는 지적이 반복됩니다.
- 한국어·일본어 번역 품질이 낮습니다. 양쪽에서 독립적으로 “AI 번역체” 평가가 나왔고, 영어 원문 자체도 어색하다는 평이 있습니다. 스팀덱에서는 반복 크래시로 사실상 플레이 불가라는 리뷰(LadiesGamers)도 있습니다.
추천 대상
메트로배니아 팬이라면 기대치를 낮추셔야 합니다. 할로우 나이트나 나인 솔즈급 탐험 밀도와 전투 깊이를 기대하면 실망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스팀 영어 리뷰의 한 줄이 냉정하지만 정확합니다. “메트로배니아를 하고 싶다면 할로우 나이트나 엔더 릴리스를 하라, 가격이 비슷한데 모든 걸 더 잘한다.”
정밀 플랫포머를 찾는 사람이라면 오히려 맞습니다. 이 게임은 탐험형 메트로배니아보다 이동 기술을 쓰는 짧은 액션 플랫포머로 보는 게 정확합니다. 스팀 한국어 리뷰 중 유일한 추천 글도 “짧게 즐길 수 있는 픽셀 그래픽의 가성비 메트로 베니아”라고 하면서, 전투보다 플랫포밍 중심으로 보통 이하 난이도를 권했습니다.
아트와 음악만으로 게임을 사는 분이라면 지금 사도 됩니다. 다만 그 외 요소에서는 기대치를 크게 낮추셔야 하고요. 스팀덱 주력 사용자와 한국어 텍스트 품질에 민감한 분은 피하시는 게 낫습니다. 출시 할인은 이미 종료됐으니, 급하지 않다면 다음 세일까지 기다리는 것도 합리적인 선택입니다. 개발사가 부정 리뷰에 직접 답글을 달고 있으니 패치 개선 여지가 아예 없다고 보긴 어렵습니다.
마무리 한마디
예쁜 게임이 아쉬운 게임이 되는 과정을 이렇게 또렷하게 보여주는 사례가 드뭅니다. 6년, 개발사 명의 세 번, 스펙 절반 축소 — 그 시간의 흔적이 결과물에 남아 있는 거죠. 아트와 음악에 들어간 정성은 분명히 보이는데 그걸 담을 그릇이 덜 여물었습니다. 저는 다음 세일 때 아트북 DLC까지 같이 보면서, 이번엔 패치 노트를 먼저 읽어보겠습니다. 한글 번역이 고쳐졌는지부터 볼 겁니다.
참고 출처
- Steam — Akatori
- Games Harbor — Akatori 공식 게임 페이지
- Contrast Games (개발사)
- Metacritic — Akatori
- SteamCharts — Akatori 동시접속
- 디스이즈게임 — 체술과 봉술의 조화, 독특한 비주얼의 액션 어드벤처 (데모 소개)
- 루리웹 — 아카토리 출시일 트레일러
- Steam 한국어 유저 리뷰
- InsertCoins.press — Akatori 리뷰 (8/10)
- MyGamer — Akatori 리뷰 (7.5/10)
- Gameland.gg — Akatori 리뷰 (7.5/10)
- LifeisXbox — Akatori 리뷰 (78/100)
- TheXboxHub — Akatori 리뷰 (2.5/5)
- LadiesGamers — Akatori 리뷰 (스팀덱 크래시 지적)
- Niche Gamer — 2021년 킥스타터 예고 및 초기 스펙
- AUTOMATON — Akatori 출시 기사 (일본)
- 4Gamer — Akatori 출시 기사 (일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