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타샌드 아일랜드(Starsand Island) 리뷰로 오늘 하루를 열어보겠습니다. 출시 전 위시리스트 60만 건, “애니풍 동물의 숲”이라는 별명, 그리고 얼리 액세스 시절의 리뷰 조작 의혹까지 — 이 게임은 데뷔 이후 반년 내내 조용한 적이 없었습니다. 그러다 8월 18일 드디어 1.0 정식 출시를 했는데, 스팀 평가는 77%, 메타크리틱은 68점입니다. 오늘은 “이 코지 게임이 소문값을 하는지, 그리고 한글도 없는 4만 2천 원짜리를 지금 질러도 되는지”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저는 코지 게임을 켜놓고 30분 만에 잠드는 인간이라 이미 절반쯤 유리한 리뷰어입니다.
반년 동안 시끄러웠던 섬
먼저 이 게임이 왜 유명해졌는지부터 짚고 가야 합니다. 개발사는 중국 주하이의 씨드 스파클 랩(Seed Sparkle Lab)이고, 2026년 2월 11일 스팀 얼리 액세스와 Xbox 게임 패스 얼티밋으로 먼저 나왔습니다(게임메카 2월 12일 보도). 게임와이에 따르면 출시 직후 동시접속 1만 명을 넘겼고, 루리웹에 번역돼 올라온 2월 12일자 해외 보도 기준으로 초반 스팀 평가는 91% 수준이었죠.
문제는 그 91%가 진짜냐는 것이었습니다. 게임와이 2월 20일 보도에 따르면, 플레이 시간이 10분도 안 되는 계정들이 극찬 리뷰를 쏟아냈고, 아직 구현되지도 않은 멀티플레이 기능을 칭찬하는 리뷰까지 나왔습니다. 개발사는 스팀 공지로 “처음에는 게임이 인정받는다고 생각했지만, 곧 플레이 시간이 매우 짧거나 거의 동시에 게시된 AI 생성으로 보이는 댓글들이 눈에 띄었다”며 배후에게 멈춰달라고 호소했습니다. 개발사가 직접 “우리 게임 좀 그만 칭찬해”라고 말한 셈이죠. 여기에 킥스타터에서 소규모 인디팀을 내세워 약 31만 달러를 모았지만 실제로는 킹소프트·시선게임즈 투자로 설립된 스튜디오였다는 점까지 겹치면서, 문제는 게임의 완성도가 아니라 신뢰 쪽으로 번졌습니다.
그리고 반년이 지난 지금, 정식 출시 버전의 스팀 평가는 8월 31일 기준 6,989개 중 77% ‘대체로 긍정적’입니다. 91%에서 14%p가 빠진 셈인데, 이게 정화의 결과인지 실망의 결과인지가 오늘의 관전 포인트입니다.

평론가들은 왜 68점을 줬을까
메타크리틱 PC 메타스코어는 8월 31일 확인 기준 68점, 등급은 ‘Mixed or Average’입니다. 여기서 조심할 게 하나 있습니다. 메타크리틱에 올라온 리뷰 중 100점(GAMINGbible), 80점(Loot Level Chill) 같은 고득점은 얼리 액세스 시점 점수로 표기돼 있습니다. 둘 다 2월 10일자고요. 1.0 정식판을 평가한 8월 리뷰만 추리면 Gamer Social Club 90점, COGconnected 70점, Game8 70점, Gamersky 70점, Tech-Gaming 69점, Final Weapon 60점, Gameliner 50점으로 확 내려앉습니다. “프리뷰 때 극찬받았다”는 문장만 보고 지갑을 여시면 안 되는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내용을 보면 지적이 놀랍도록 겹칩니다. 첫째, 스토리와 NPC가 얇습니다. Game8은 “만족스러운 파밍, 서로 얽힌 성장 구조, 넉넉한 자원, 매력적인 연출”까지 인정하면서도 “공허한 서사, 덜 자란 관계 시스템, 그리고 불행할 정도로 많은 버그”가 발목을 잡는다고 평했습니다. Gameliner는 더 직설적으로, 아름다운 섬과 커리어 시스템은 있지만 “농장 시뮬레이션을 살아 숨 쉬게 만드는 것들 — 흡인력 있는 이야기, 기억에 남는 NPC, 탐험할 가치가 있는 세계”가 빠졌다고 봤습니다.
둘째, 기술적 완성도입니다. COGconnected는 “지속적인 애니메이션 잔버그와 가끔 발생하는 진행 차단 세이브 버그 때문에 안정화 패치가 몇 번 더 필요하다”고 못 박았습니다. 1.0 딱지를 붙였는데 여전히 손볼 데가 남았다는 이야기죠.
셋째, 그래도 만드는 재미는 진짜입니다. 여러 매체가 공통적으로 인정한 건 건축·커스터마이징의 자유도와 섬 자체의 비주얼입니다. Tech-Gaming은 “농사, 제작, 탐험, 자유로운 집 짓기가 오후 한나절을 위험할 정도로 쉽게 날려버린다”고 표현했는데, 코지 게임에 바라는 게 딱 그것이라면 이 문장 하나로 결론이 납니다.

한글이 없다는 게 진짜 문제일까
스팀 상점 기준 지원 언어는 영어, 일본어, 중국어 간체·번체뿐입니다. 한국어는 자막조차 없습니다. 4만 2천 원(현재 20% 할인 3만 3,600원)짜리 게임에 한글이 없다는 건 분명 큰 감점이죠.
다만 루리웹 이용자들의 반응을 보면 온도가 조금 다릅니다. 얼리 액세스 시절 한 이용자는 “할 만하고 한국어는 지원 안 하지만 언어 장벽은 낮은 편”이라고 적었습니다. 농사·낚시·건축이 중심인 장르라 아이콘과 UI만으로도 굴러가긴 한다는 뜻입니다. 반대로 같은 게시물에는 “1시간 정도 해봤는데 음성 부분이 단 하나도 없습니다, 동물 소리조차도… 싱글 게임에 한글도 안 되니 굳이 지금 할 이유는 없는 것 같아요”라는 반응도 나란히 달렸습니다. 저는 후자 쪽에 조금 더 공감합니다. 이 게임의 약점으로 지적된 게 하필 ‘관계’와 ‘이야기’인데, 그 두 개가 전부 텍스트로 굴러가거든요. 언어 장벽이 낮다는 건 뒤집으면 읽을 게 별로 없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좋은 점
- 건축·커스터마이징의 자유도가 이 장르 평균을 확실히 웃돕니다. Tech-Gaming이 “기능이 가득한(feature-packed) 라이프 심”이라고 부른 데는 이유가 있습니다.
- 농사·목축·낚시·제작·탐험이 하나의 직업 시스템으로 묶여 있어, 뭘 해도 성장 곡선이 끊기지 않습니다. Gamersky는 “중후반까지 실험할 여지를 남기는 유연한 건축 시스템”을 장점으로 꼽았습니다.
- 비주얼은 이견이 거의 없습니다. 사계절 순환과 애니메이션풍 아트가 결합된 섬 풍경은, 평가가 갈린 매체들조차 예쁘다는 데는 동의했습니다.
아쉬운 점
- 스토리와 NPC가 얇습니다. 8월 리뷰 다수가 “관계 시스템이 덜 자랐다”는 같은 지적을 반복합니다.
- 1.0인데 버그가 남아 있습니다. 진행이 막히는 세이브 버그까지 보고됐다는 건 가볍게 넘길 문제가 아닙니다.
- 한국어 미지원. 그리고 게임와이가 지적한 얼리 액세스 시절의 리뷰 조작 의혹과 인디 포지셔닝 논란은, 게임을 사든 안 사든 알고는 계셔야 할 배경입니다.
추천 대상
코지 게임 입문자나 라이트 유저라면 조심스럽게 권합니다. 예쁘고, 할 일이 계속 주어지고, 압박이 없습니다. 다만 영어 UI에 거부감이 없어야 하고, “이야기에 울컥하는 순간”을 기대하면 실망합니다. 20% 할인은 9월 2일 오전까지라, 살 생각이면 이번 주 초에 결정하셔야 합니다.
스타듀 밸리·동물의 숲을 수백 시간 판 고인물이라면 저는 조금 기다리시길 권합니다. 이 게임의 약점으로 지목된 게 정확히 그 두 게임의 최대 강점(캐릭터와 서사)이거든요. 버그 패치가 두어 번 더 돌고, 겨울 세일쯤에 다시 보셔도 늦지 않습니다.
직접 집 짓고 꾸미는 게 목적인 분이라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이 게임의 건축 자유도는 지금 사도 후회하지 않을 수준이고, 그건 8월 리뷰 중 가장 박했던 매체도 인정한 부분입니다.

마무리 한마디
스타샌드 아일랜드는 잘 만든 부분과 못 만든 부분이 아주 선명하게 갈리는 게임입니다. 섬은 예쁘고 집은 잘 지어지는데, 그 섬에 사는 사람들이 기억에 안 남습니다. 68점이라는 숫자는 “망했다”가 아니라 “절반은 완성됐다”에 가깝고, 개발사가 얼리 액세스 때 약속한 대로 계속 손을 본다면 반년 뒤엔 다른 이야기를 하게 될지도 모릅니다.
다만 그 반년 동안 이 게임이 진짜로 고쳐야 할 건, 어쩌면 버그보다 신뢰 쪽일 겁니다. 저는 일단 위시리스트에 남겨두고, 한글 패치 소식이 들리면 그때 결제 버튼을 누르겠습니다. 그전까지는 제 밭에 심은 가상의 수박이 자라는 걸 상상만 하겠습니다.
참고 출처
- Steam — Starsand Island
- Metacritic — Starsand Island PC 평론 리뷰
- 게임메카 — ‘애니풍 동숲’ 스타샌드 아일랜드, 스팀 앞서 해보기로 출시
- 게임와이 — “우리 게임 좀 그만 칭찬해”… 스타샌드 아일랜드 개발사의 황당한 호소
- 루리웹 — 스타샌드 아일랜드 팬들, 스팀 긍정리뷰 급증 포착, 유료 리뷰봇 의혹 제기
- Game8 — Starsand Island Review
- COGconnected — Starsand Island Review
- Tech-Gaming — Starsand Island
- Gameliner — Starsand Island Review
- Gamersky — 星砂岛 평론
- PC Gamer — 스팀에서 일시 삭제됐던 사건 보도
- Wikipedia — Starsand Islan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