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그라이크 입문 특집으로 오늘 하루를 열어보겠습니다. 요즘 스팀 신작 목록에서 ‘로그라이트’ 태그는 정말 흔하죠. 저희 블로그 리뷰에도 로그라이트(10편)·로그라이크(8편) 태그가 꽤 자주 붙습니다. 그런데 정작 댓글이나 커뮤니티에서 제일 많이 보이는 질문은 따로 있습니다. “죽으면 처음부터 다시 하는 게임이 왜 재밌는지 모르겠어요. 뭐부터 해야 하나요?” 마침 한국 시간 10월 20일 새벽부터 27일 새벽까지 스팀 넥스트 페스트가 열리면 로그라이트 체험판이 또 쏟아질 테니, 그 전에 기본기를 다져 두자는 게 오늘 글의 목적입니다.
선정 기준은 네 가지입니다. 첫째, 한국어를 지원할 것. 둘째, 스팀 정가 3만 2,000원 이하일 것. 셋째, 죽어도 다음 판에 뭔가 남거나(영구 성장·해금), 난이도를 낮추는 장치가 있을 것. 넷째, 최근 1년 안에 나오거나 정식 출시된 게임을 최소 1종 넣고 PC·콘솔·모바일을 섞었습니다. 순서는 손이 덜 가는 게임에서 손이 많이 가는 게임 순입니다. 참고로 가격과 리뷰 수치는 모두 10월 2일 스팀·앱스토어에서 직접 확인한 값이고, 할인은 언제든 끝날 수 있습니다. “한 판만 더”를 외치다 새벽 3시를 맞는 장르라는 점만 미리 경고해 두겠습니다.

버튼 하나 안 눌러도 일단 시작은 됩니다 — 뱀파이어 서바이버즈
첫 칸은 뱀파이어 서바이버즈(Vampire Survivors)입니다. 공격 버튼이 없습니다. 이동만 하면 무기가 알아서 나가고, 30분 동안 몰려드는 몬스터 떼를 버티면 되는 게임이죠. ‘뱀서라이크’라는 장르 이름이 이 게임에서 나왔을 정도입니다. 입문용으로 좋은 이유는 판이 끝날 때마다 모은 골드로 체력·공격력 같은 영구 강화를 사서 다음 판이 확실히 쉬워진다는 점입니다. 로그라이크의 핵심인 ‘죽으면서 강해지는 맛’을 가장 짧고 직관적으로 보여 줍니다. 스팀 리뷰는 26만 6,103개 중 98.3%가 긍정인 ‘압도적으로 긍정적’이고, 한국어 리뷰도 1만 6,042개 중 98.2%가 긍정입니다(10월 2일 기준). 가격은 정가 5,000원인데 지금 25% 할인해 3,750원입니다. PC·스위치·PS·Xbox에 iOS·안드로이드까지 다 나와 있고, 모바일판은 무료입니다. 광고는 부활이나 추가 골드를 받고 싶을 때만 골라서 보는 방식이라, 출시 당시 PC게이머도 기사 제목에 ‘무료’를 내걸었을 정도입니다. 앱스토어 평점은 4.7점(1,320개)입니다. 2025년 10월 1.14 업데이트로 스팀에서 최대 4인 온라인 협동도 생겼습니다. 아쉬운 점은 화면이 수백 마리 몬스터와 이펙트로 꽉 차서 후반엔 내 캐릭터가 어디 있는지 찾는 게 게임이 된다는 것, 그리고 모바일판도 확장팩(DLC)은 유료라는 점입니다.

죽는 것도 스토리가 되는 게임 — 하데스 II
두 번째는 하데스 II(Hades II)입니다. 슈퍼자이언트 게임즈가 2025년 9월 25일 PC·스위치·스위치2로 정식 출시했고, 올해 4월 14일에는 PS5·Xbox Series X|S 버전도 나왔습니다. 쿼터뷰 액션으로 지하세계를 내려가며 올림포스 신들의 ‘은혜’를 골라 매번 다른 빌드를 만드는 구조입니다. 이 게임이 입문용으로 특별한 이유는 죽어서 거점에 돌아오면 캐릭터들과 새 대화가 열리고 이야기가 진행된다는 점이에요. 실패가 벌칙이 아니라 다음 장면이 되는 겁니다. 게다가 신 모드를 켜면 받는 피해가 20% 줄고, 죽을 때마다 2%씩 더 줄어 최대 80%까지 내려갑니다(덱세르토 정리). 액션이 서툴러도 끝까지 갈 수 있다는 뜻이죠. 스팀 리뷰는 12만 3,794개 중 95.7% 긍정, 한국어 리뷰는 2,079개 중 95.5% 긍정이고, 스팀에 표기된 메타스코어는 94점입니다(10월 2일 기준). 정가는 3만 2,000원인데 지금 30% 할인해 2만 2,400원입니다. 대사 전체를 한국어 자막으로 볼 수 있습니다. 다만 1편 ‘하데스’를 안 했다면 등장인물 관계가 조금 낯설 수 있고, 진짜 엔딩까지는 수십 번 도전을 각오해야 합니다.

손이 느려도 됩니다, 이건 체스니까 — 인투 더 브리치
액션이 정말 자신 없다면 인투 더 브리치(Into the Breach)가 답입니다. ‘FTL’을 만든 서브셋 게임즈의 턴제 전략 로그라이트로, 8×8 칸 위에서 메카 세 대를 움직여 외계 괴수 ‘베크’로부터 도시를 지킵니다. 이 게임은 적이 다음 턴에 어디를 공격할지 미리 다 보여 줍니다. 그래서 운보다는 퍼즐에 가깝고, 한 수 한 수 천천히 생각할 시간이 있습니다. 한 판 길이도 짧은 편이라 퇴근 후에 가볍게 붙잡기 좋습니다. 2022년 7월 무료 ‘어드밴스드 에디션’ 업데이트 때 한국어가 추가됐습니다. 스팀 리뷰는 2만 2,449개 중 94.2% 긍정(‘매우 긍정적’), 한국어 리뷰는 475개 중 95.4%가 긍정이고, 스팀에 표기된 메타스코어는 90점입니다. 정가는 1만 5,500원인데 지금 65% 할인해 5,420원입니다(10월 2일 기준). 플랫폼은 PC·스위치이고, 모바일은 넷플릭스 구독자 전용으로 광고·인앱결제 없이 할 수 있습니다(앱스토어 4.9점, 364개). 주의할 점은 그래픽이 수수하고 이야기가 거의 없다는 겁니다. 시원하게 쓸어버리는 맛을 원하면 위의 두 게임이 낫습니다.

올해 정식 출시한 국산 로그라이트 — 세피리아
최근작 칸은 세피리아(Sephiria)입니다. ‘던그리드’를 만든 국내 개발사 팀 호레이의 탑다운 액션 로그라이트로, 2025년 4월 3일 얼리 액세스를 시작해 올해 7월 31일 정식 출시했습니다. 토끼 주인공이 탑을 오르는 귀여운 도트 그래픽인데, 핵심 재미는 인벤토리 칸에 아티팩트를 어떻게 배치하느냐에 있습니다. 아이템 위치와 조합에 따라 효과가 달라져서, 액션 실력보다 머리를 써서 판을 유리하게 만들 여지가 큽니다. 스팀 상점 소개 기준으로 최대 4인 온라인 협동도 됩니다. 게임메카는 정식 출시 전 1,000명 안팎이던 동시접속자가 출시일 1만 4,000명을 넘기고 8월 6일 2만 8,924명까지 올랐다고 보도했습니다. 스팀 리뷰는 1만 3,000개 중 94.5% 긍정(‘매우 긍정적’), 한국어 리뷰는 5,327개 중 96.6% 긍정이고, 가격은 1만 9,000원입니다(10월 2일 기준, 할인 없음). 한국어는 당연히 기본이고, 국내 등급은 12세 이용가입니다. 다만 현재 PC(스팀) 전용이고, 인벤토리 퍼즐이 처음엔 정보량이 많아 머리가 좀 아플 수 있습니다.

손맛을 원한다면, 그리고 막히면 어시스트 모드 — 데드 셀
어느 정도 익숙해졌다면 데드 셀(Dead Cells)로 넘어갈 차례입니다. 모션 트윈이 2018년 8월 6일 정식 출시한 2D 액션 로그라이트로, 메트로배니아식 맵을 매번 새로 생성해 달려 나가는 게임입니다. 구르기와 공격의 손맛은 이 장르에서 여전히 손꼽힙니다. 입문 목록 중 난이도가 제일 높지만, 2022년 ‘브레이킹 배리어스’ 업데이트로 어시스트 모드가 생겼습니다. 목숨 수, 받는 피해, 적 체력을 조절할 수 있어서 막히는 구간을 넘길 수 있죠(닌텐도라이프 보도). 스팀 리뷰는 18만 3,901개 중 97.0% 긍정, 한국어 리뷰는 2,859개 중 94.6% 긍정이고, 스팀에 표기된 메타스코어는 89점입니다. 정가 2만 5,800원인데 지금 50% 할인해 1만 2,900원입니다(10월 2일 기준). PC·PS4·Xbox One·스위치에 모바일도 있어서, 앱스토어에서 1만 5,000원에 사면 광고 없이 본편을 할 수 있습니다(앱스토어 4.7점, 3,028개). 한계도 있습니다. 모바일 터치 조작은 패드보다 확실히 불리하고, DLC가 여러 개라 전부 모으면 본편보다 비싸집니다.

덱빌딩의 원조가 돌아왔지만, 평점은 꼭 나눠 보세요 — 슬레이 더 스파이어 2
마지막은 슬레이 더 스파이어 2(Slay the Spire 2)입니다. 카드로 덱을 만들어 첨탑을 오르는 ‘덱빌딩 로그라이크’의 원조 격 게임의 후속작으로, 올해 3월 5일 얼리 액세스로 나왔습니다. 개발사 메가크릿은 첫 주에 300만 장 넘게 팔렸다고 발표했습니다. 턴제라 손이 느려도 되고, 이번 작품은 최대 4인 온라인 협동이 추가됐습니다. 가격은 2만 7,000원이고 한국어를 지원합니다. 그런데 스팀 평가를 보면 깜짝 놀랄 수 있습니다. 전체 20만 3,279개 중 61.3%만 긍정이라 ‘복합적’이거든요. 언어별로 나눠 보면 사정이 보입니다. 영어 리뷰는 7만 7,072개 중 92.0%, 한국어 리뷰는 5,416개 중 83.5%가 긍정인데, 중국어 간체 리뷰는 9만 9,869개 중 31.8%만 긍정입니다(10월 2일 기준). 더게이머·PC게이머 등은 카드 하향 패치에 대한 반발이 리뷰 폭탄으로 번졌다고 전했고, PC게이머는 스팀 커뮤니티 기능이 막힌 중국 이용자들이 포럼 대신 리뷰로 의견을 내는 사정도 겹쳤다고 분석했습니다. 다만 아직 얼리 액세스라 밸런스가 계속 바뀌고, PC 전용이며, 덱빌딩 자체가 처음이라면 1편부터 하는 것도 방법입니다.

아쉽게 뺀 게임 하나
‘발라트로(Balatro)’도 입문작으로 정말 많이 추천되는 게임입니다. 그런데 10월 2일 기준 스팀 상점의 지원 언어 목록에 한국어가 없어서, 오늘 기준에 맞춰 뺐습니다. 영어 카드 설명이 부담 없다면 따로 찾아보셔도 좋습니다.
상황별로 정리하면
- 1만 원 이하로 맛만 보고 싶다면: 뱀파이어 서바이버즈(3,750원, 모바일은 무료) 또는 인투 더 브리치(5,420원). 둘 다 지금 할인가입니다.
- 액션은 자신 없지만 이야기가 있는 게임이 좋다면: 하데스 II에 신 모드를 켜세요.
- 반사신경 대신 머리를 쓰고 싶다면: 인투 더 브리치, 슬레이 더 스파이어 2.
- 친구랑 같이 하고 싶다면: 세피리아·슬레이 더 스파이어 2·뱀파이어 서바이버즈(최대 4인 온라인 협동, 뱀파이어 서바이버즈는 로컬 협동도 가능).
- 콘솔로 하고 싶다면: 하데스 II(PS5·Xbox·스위치), 데드 셀·뱀파이어 서바이버즈(PS·Xbox·스위치), 인투 더 브리치(스위치).
- 폰으로 하고 싶다면: 뱀파이어 서바이버즈(무료), 데드 셀(1만 5,000원), 넷플릭스 구독 중이라면 인투 더 브리치.
- 국산 신작을 응원하고 싶다면: 세피리아.
마무리 한마디
로그라이크가 어렵게 느껴지는 건 대부분 ‘죽으면 다 날아간다’는 첫인상 때문인데, 요즘 게임들은 죽어도 골드든 이야기든 해금이든 뭔가 하나는 꼭 손에 쥐여 줍니다. 그러니 첫 판에서 3분 만에 죽어도 너무 상심하지 마세요. 그게 이 장르의 정상 작동입니다. 다만 “이번 판만 하고 잔다”는 말은 이 장르에서 가장 신뢰도가 낮은 문장이라는 것만 기억해 두세요. 잘못하면 게임보다 수면 패턴이 먼저 랜덤 생성됩니다 😵
참고 출처
- Vampire Survivors — Steam
- Vampire Survivors — App Store
- Vampire Survivors 모바일 무료 출시 — PC Gamer
- Hades II — Steam
- Hades II PS5·Xbox 4월 14일 출시 — Supergiant Games
- 하데스 2 신 모드 설명 — Dexerto
- Into the Breach — Steam
- 인투 더 브리치(넷플릭스) — App Store
- 세피리아 — Steam
- 세피리아 동시접속자 최고 기록 — 게임메카
- Dead Cells — Steam
- Dead Cells — App Store
- Dead Cells 어시스트 모드 업데이트 — Nintendo Life
- Slay the Spire 2 — Steam
- Slay the Spire 2 리뷰 폭탄과 중국 이용자 — PC Game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