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위스티드 타워(Twisted Tower) 리뷰 — 한글도 없는데 스팀 95% 압긍?

트위스티드 타워 오프닝 — 폐허가 된 트위스티드 타워 리조트 간판과 마스코트 인형을 두더지잡기 망치를 든 1인칭 시점으로 바라보는 장면
출처: Steam / Atmos Games·3D Realms

트위스티드 타워(Twisted Tower) 리뷰로 오늘 하루를 열어보겠습니다. 8월 18일에 조용히 나온 1만 9천 원짜리 인디 FPS인데, 출시 이틀 만에 스팀에서 ‘압도적으로 긍정적’을 찍고 게임메카 [오늘의 스팀]에까지 이름을 올렸습니다. 심지어 한국어는 한 글자도 지원하지 않는 게임인데 말이죠. 오늘은 “영어 장벽을 뚫고서라도 살 만한 게임인가”를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저는 방귀 쏘는 샷건이 있다는 문장을 읽고 이미 마음이 반쯤 넘어갔습니다.

바이오쇼크가 디즈니랜드를 만나면

무대는 1950년대의 버려진 리조트입니다. 주인공 빈센트는 납치된 약혼녀 샬롯을 구하러 이 폐허에 들어가고, 한때 손님들에게 손을 흔들던 리조트 마스코트들은 전부 살인 기계가 되어 복도를 배회하고 있죠. 게임메카는 이 게임을 소개하며 “1950년대 테마파크와 마스코트 호러, 디자인이나 조명, 캐릭터 모습 등에서 바이오쇼크가 떠오른다”는 유저 평가를 전했습니다. 스팀 상점 페이지도 대놓고 “바이오쇼크와 디즈니월드가 연상되는 리조트”라고 적어놨으니, 개발사도 숨길 생각이 없어 보입니다.

레벨은 다섯 개입니다. 호텔, 워터파크, 광대 카지노, 카니발 숲, 그리고 우주정거장. 마지막 하나가 좀 뜬금없죠? 그런데 이 게임의 정체성이 딱 그렇습니다. 진지한 폐허 호러를 기대하고 들어갔다가 방귀 소리 나는 샷건을 쥐게 되는, 톤이 계속 미끄러지는 게임입니다.

5년 걸려 만든 게 방귀 샷건입니다

첫째, 무기가 전부 장난감입니다. 두더지잡기 망치, 고무줄 권총, 다트를 뱉는 토미건, 방귀를 끼는 샷건, 껌을 쏘는 체인건, 저격용 새총, 해골을 터뜨리는 광선총까지. 이름만 들으면 개그 게임 같지만 평론들이 공통적으로 짚는 지점은 “타격감이 진짜”라는 겁니다. DualShockers는 90점을 주며 “토마스 브러시와 팀이 5년의 개발 기간을 아주 현명하게 썼다”고 평가했습니다. 장난감 총기로 마스코트를 터뜨리는 데서 오는 이질적인 쾌감이 이 게임의 첫 번째 무기인 셈이죠.

트위스티드 타워 카니발 숲 구역 — 어둠 속에 '클라운 카지노'라는 네온 간판이 켜진 서커스 텐트를 두더지잡기 망치를 들고 바라보는 장면
출처: Steam / Atmos Games·3D Realms

둘째, 이동이 무기만큼 이상합니다. 트램펄린 기능이 붙은 광대 신발, 공중 대시를 쓰게 해주는 나비 날개, 이단 점프용 제트팩 같은 ‘기괴한 장난감’을 모아서 탑을 기어오릅니다. 스팀 태그에 ‘3D 플랫폼’과 ‘몰입형 시뮬레이션’이 나란히 붙어 있는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쏘고 뛰고 매달리는 비중이 생각보다 큽니다.

셋째, 한 판마다 경로가 갈립니다. 상점 페이지는 “플레이할 때마다 고를 수 있는 여러 경로가 있어 세계가 매번 새롭게 느껴진다”고 설명합니다. 다만 이 부분은 평론에서 가장 의견이 갈리는 대목이기도 합니다. GameSpace는 80점을 주면서도 “화폐 밸런스가 엉망이고, 컷신은 지루하고, 퍼즐은 지나치게 단순하다”고 지적했거든요. 갈래는 있는데 그 갈래를 채우는 밀도가 고르지 않다는 뜻으로 읽힙니다.

평론 79점, 유저 95점

숫자부터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메타크리틱 평론가 평균은 8월 22일 기준 79점, 집계 매체는 10곳입니다. 이 중 8곳이 긍정, 1곳이 복합, 1곳이 부정이었습니다. 스팀 유저 평가는 같은 날 기준 ‘압도적으로 긍정적'(974개 중 95% 긍정)입니다. 게임메카가 8월 20일에 집계했을 땐 590명에 96%였으니, 리뷰가 배 가까이 더 쌓이는 동안에도 비율이 거의 안 흔들린 셈이죠.

극단이 재밌습니다. Try Hard Guides는 100점을 주며 “올해 내 최애 게임이 됐다”고 했고, 반대편에서 The Wand Report는 20점을 주며 “조잡하고 버그투성이에 파생적”이라고 잘랐습니다. 그 사이에서 Noisy Pixel이 70점으로 “서사가 너무 수다스럽고, 유머 시도는 성공보다 실패가 많다”고 정리한 게 가장 중간값에 가까워 보입니다.

한 가지 덧붙이면, 메타크리틱 유저 점수는 현재 6.8점입니다. 다만 참여자가 6명뿐이라 이 숫자는 아직 의미를 두기 어렵습니다.

트위스티드 타워 실내 — 소용돌이 무늬 벽면 앞에 놓인 1950년대풍 릴 테이프 레코더가 초록빛으로 빛나는 장면
출처: Steam / Atmos Games·3D Realms

좋은 점

  • 8월 22일 기준 스팀 리뷰 974개 중 95%가 긍정이고, 그 사유가 대체로 ‘속도감 있는 액션·독특한 무기·준수한 타격감·안정적인 최적화’로 일관됩니다. 취향이 맞으면 배신당할 확률이 낮다는 뜻입니다.
  • 최소 사양이 GTX 670에 램 8GB입니다. 2012년 그래픽카드로 돌아가는 2026년 신작이라니, 사양 걱정할 게 없는 수준이죠.
  • 1만 9천 원(9월 1일까지 출시 기념 10% 할인 시 1만 7,100원)에 다섯 개 구역과 도전과제 18개입니다. GameSpace 표현대로 “100시간짜리 AAA 오픈월드 뒤에 마시는 신선한 공기” 같은 분량입니다.

아쉬운 점

  • 한국어를 전혀 지원하지 않습니다. 인터페이스·음성·자막 전부 영어 단독이고, 스팀 상점 페이지에도 ‘한국어를 지원하지 않습니다’ 경고가 그대로 떠 있습니다. 그런데 이 게임은 ‘풍부한 스토리’ 태그가 붙은 스토리 게임입니다.
  • 스토리텔링이 흐름을 끊는다는 지적이 평론과 커뮤니티 양쪽에서 반복됩니다. Noisy Pixel의 “너무 수다스럽다”는 평가와 스팀 유저들의 “게임 흐름을 끊는다”는 불만이 정확히 같은 지점을 가리킵니다.
  • 탐험의 깊이가 얕고 적 AI가 단순하다는 평이 많습니다. 몰입형 시뮬레이션을 기대하고 들어가면 실망할 수 있는 대목입니다.

추천 대상

부담 없이 하루이틀 태울 FPS를 찾는 라이트 유저라면 가성비가 확실합니다. 사양도 낮고 가격도 낮고, 무엇보다 조작만으로 재미가 나오는 구성이라 영어 실력이 부족해도 손해가 적은 편입니다. 스토리를 온전히 못 따라간다는 게 유일한 손실인데, 이 게임의 스토리는 평론에서도 가장 약한 고리로 꼽히니 오히려 감수할 만합니다.

바이오쇼크·마스코트 호러 팬이라면 사실상 정조준된 물건입니다. 스팀에서 ‘The Ultimate Mascot Horror’ 번들로 추추 찰스, 파인딩 프랭키와 묶여 팔리는 걸 보면 개발사도 이 수요를 정확히 알고 있는 듯합니다.

반대로 정교한 몰입형 시뮬레이션이나 밀도 높은 서사를 원하는 고인물이라면 한 번 더 고민해 보시길 권합니다. “영혼은 있는데 불완전하다”는 GameSpace의 평가가 이 게임의 성격을 가장 정직하게 요약한다고 봅니다.

마무리 한마디

인디 게임이 대형 신작 사이에서 살아남는 방식은 결국 ‘이 게임에서만 할 수 있는 무언가’를 만드는 것 같습니다. 트위스티드 타워는 그게 방귀 샷건과 광대 신발이었고, 개발자 토마스 브러시는 그걸 위해 5년을 썼습니다. 저는 방귀 샷건을 쏘려고 영어사전을 켤 각오가 되어 있는 사람이라, 아마 이번 주말에 광대 카지노 어딘가에서 길을 잃고 있을 것 같습니다.

참고 출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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