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운 리뷰 — 엑스박스 상륙, 공짜 무협 재밌을까?

출처: Xbox Store

연운 리뷰를 쓰기로 한 건, 공짜 게임이 이 정도로 진심일 수 있다는 게 여전히 낯설어서다. 2025년 11월 PC와 PS5로 먼저 나왔던 오픈월드 무협 액션 RPG ‘연운(Where Winds Meet)’이 2026년 6월 엑스박스에도 정식 상륙하면서, 전 세계 누적 이용자가 8000만 명을 넘겼다. 무료인데 왜 이렇게까지 잘 만들었을까, 그리고 요즘 시끄러운 과금 논란은 진짜 문제인지, 게이머 입장에서 하나씩 짚어본다.

엑스박스 상륙과 8000만 유저

넷이즈 게임즈가 배급하고 에버스톤 스튜디오(Everstone Studio)가 만든 연운은 2025년 11월 14일 PC(스팀·에픽게임즈)와 PS5로 먼저 출시됐다. 출시 직후 반응부터 심상치 않았다. 글로벌 누적 이용자가 며칠 만에 900만 명을 돌파했고, 스팀 동시 접속자 순위 5위까지 치고 올라갔다. 이후로도 ‘1.6 친촨(秦川)’, ‘1.8 가업과 동료’ 같은 굵직한 콘텐츠 업데이트를 꾸준히 이어왔다.

그리고 2026년 6월 8일(한국 시간 기준), 엑스박스 시리즈 X|S·엑스박스 PC·엑스박스 클라우드로도 정식 출시됐다. 마이크로소프트 스토어에서 완전 무료로 내려받을 수 있고, 엑스박스 게임패스 얼티밋 구독자에게는 시작 아이템 패키지까지 얹어줬다. 같은 자리에서 새 확장 콘텐츠 ‘히든 마운틴(Hidden Mountain)’이 2026년 7월 공개를 앞두고 있다는 소식도 함께 나왔다. 이 엑스박스 상륙을 기점으로 연운의 전 세계 누적 플레이어는 8000만 명을 넘어섰다. 무협이라는, 국내외 통틀어 결코 대중적이라 보기 힘든 장르에서 나온 숫자치고는 상당히 이례적이다.

무협·오픈월드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다 아는 그 기대감

블레이드 앤 소울부터 와우류 판타지 MMO까지, 무공 하나 배우고 강호를 떠도는 판타지에 한 번쯤 마음을 뺏겨본 사람이라면 연운이라는 이름에 눈이 갈 수밖에 없다. 게다가 전투 방식이 세키로류의 ‘쳐내기(패링)’를 중심에 둔다는 소식을 듣고는 기대 반 걱정 반이었다. 소울라이크 특유의 빡빡한 긴장감과, MMO 특유의 방대한 자유도를 동시에 잡겠다는 건 말은 쉬워도 실제로는 둘 다 어중간해지기 쉬운 조합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번 리뷰는 그 절반은 싱글, 절반은 MMO라는 애매한 포지션이 실제로 통했는지를 중심에 두고 풀어본다.

오대십국 시대 강호를 누비다

무대는 중국 오대십국 시대. 플레이어는 우연과 숙명으로 얽힌 젊은 무사가 되어, 자신의 정체성에 얽힌 진실을 좇아 강호를 누빈다. 검·창·쌍도·승표(로프 다트)·활·부채·우산까지 이어지는 무기 종류만 7가지 계열이고, 태극을 비롯한 30여 종의 무공·기공을 조합해 자신만의 전투 스타일을 짤 수 있다. 평론과 커뮤니티 반응을 종합하면 전투의 핵심은 역시 ‘쳐내기’ 타이밍이다. 세키로만큼 정직하게 매섭지는 않지만, 그보다 훨씬 화려하고 진입장벽이 낮게 다듬은 느낌이라는 평이 많다.

이동도 전투 못지않게 공을 들인 부분이다. 지붕을 타고 파쿠르하듯 뛰어다니고, 강물 위를 그대로 질주하고, 바람을 타고 순식간에 먼 거리를 가로지르는 ‘풍행(windstride)’ 같은 이동기가 강호 특유의 스피드감을 살린다. 여기에 건축·공예·천문·의술·민속놀이까지 16가지 생활 시스템이 얹혀서, 단순히 몬스터 잡고 퀘스트 깨는 걸 넘어 ‘오대십국 시대를 살아보는’ 감각을 준다. 20여 개 지역에 걸쳐 150시간 넘는 싱글 콘텐츠를 약속하는데, 여기에 최대 4인 협동, 길드 결성과 길드전, 던전·레이드까지 곁들여져 있어 혼자든 여럿이든 붙잡을 거리는 확실히 많아 보인다.

연운 두 무사가 칼을 맞대고 대치하는 전투 장면 스크린샷
출처: Steam / Everstone Studio, NetEase Games

스팀 매우 긍정적 vs 메타크리틱은 그저 그럼

숫자로 보면 온도차가 뚜렷하다. 메타크리틱 평론가 점수는 72점으로 ‘엇갈리거나 평범한 평가’ 구간에 머물러 있고, 오픈크리틱도 69점 안팎으로 비슷한 위치다. 반면 스팀 이용자 평가는 완전히 다른 그림이다. 이 글을 쓰는 시점 기준 전체 언어 통합 리뷰 10만 9000여 건 중 87%가 긍정적으로 ‘매우 긍정적’ 등급이고, 영어 리뷰만 따로 봐도 6만 1000여 건 중 86%가 긍정적이다. 한국어 리뷰도 3000건을 넘겼고 역시 ‘매우 긍정적’이다. CG매거진과 Vandal, Gamers Heros 등 해외 매체도 대체로 8점대(10점 만점)를 줬다.

다만 최근 30일로 좁혀 보면 분위기가 살짝 달라진다. 같은 기간 리뷰 1909건 중 긍정 비율은 75%로 ‘보통 긍정적’ 단계까지 내려왔다. 뒤에서 다룰 코스튬 확률형 아이템(가챠) 논란이 불거진 시점과 맞물린다는 점에서, 완성도 자체보다는 과금 정책에 대한 실망감이 최근 지표를 끌어내렸다고 보는 게 맞을 것 같다. 평론가들 사이에서는 “물량은 많은데 밀도는 아쉽다”(샤크뉴스)는 식으로, 방대한 콘텐츠가 반복적으로 느껴진다는 지적도 나온다.

평가는 반반

국내 반응은 생각보다 훨씬 활발하다. 디시인사이드에는 이미 전용 ‘연운 마이너 갤러리’가 자리 잡았고, 네이버에도 관련 카페가 운영 중이다. 스팀 한국어 리뷰도 3000건을 넘기며 ‘매우 긍정적’을 유지하고 있어, 국내에서도 조용히 소문난 게임이라기보다는 이미 자기 커뮤니티를 가진 게임에 가깝다. 참고로 한국어는 자막과 UI까지는 완전히 지원되지만, 음성 더빙은 지원하지 않는다(풀보이스는 영어·중국어 간체/번체만 해당).

해외에서는 평가가 두 갈래로 갈리는 모양새다. 한쪽에서는 전투와 오픈월드의 완성도를 칭찬하는 정통 리뷰들이 이어졌지만, 다른 한쪽 스팀 커뮤니티 게시판에서는 “최악의 가챠 시스템”이라거나 “한 달 내내 칭찬받다가 갑자기 욕먹는 이유가 뭐냐”는 식의 불만 글이 눈에 띄게 늘었다. 특정 한정 코스튬을 확정으로 얻으려면 뽑기를 수백 회 반복해야 한다는 계산이 커뮤니티에 돌면서, 무료 게임에 대한 신뢰도와 별개로 ‘이건 너무하다’는 여론이 형성된 상태다. 일본 쪽은 아직 이렇다 할 대형 커뮤니티 반응까지는 확인되지 않았고, 이는 국내에 상대적으로 덜 알려진 지점이기도 하다.

연운 빗속 전장에서 검을 겨루는 전투 스크린샷
출처: Steam / Everstone Studio, NetEase Games

좋은 점과 아쉬운 점

좋은 점부터. 우선 전투 손맛이 확실히 몰입감 있다는 평이 많다. 세키로식 쳐내기에 화려한 무공 이펙트를 얹은 조합이 ‘보는 맛’과 ‘하는 맛’을 동시에 잡았다는 것. 그리고 무엇보다 완전 무료인데도 능력치나 승률에 영향을 주는 유료 요소가 전혀 없다는 원칙을 지키고 있다는 점, PC·PS5·엑스박스·모바일을 하나의 계정으로 오가며 이어할 수 있다는 크로스플랫폼 지원, 출시 이후에도 꾸준히 대형 업데이트를 이어가는 라이브서비스 운영도 강점으로 꼽힌다.

아쉬운 점도 분명하다. 가장 크게 불거진 건 코스튬 확률형 아이템 가격이다. 국내 커뮤니티 정리에 따르면 한 번 뽑기에 16위안(약 3360원)이 들고, 최악의 경우 특정 재료 하나를 확정으로 얻는 데만 2560위안(약 53만 7600원), 의상 하나를 완성하려면 그 두 배인 5120위안(약 107만 5200원)까지 필요할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능력치를 사는 게 아니라는 점에서 엄밀한 의미의 ‘페이투윈’은 아니지만, 꾸미기 요소치고는 지나치게 비싸다는 반발이 쏟아진 이유다. 여기에 평론가 사이에서는 콘텐츠가 양은 많은데 반복적이라는 지적, 일부 이용자 사이에서는 UI가 다소 복잡하다는 불만도 있다.

연운, 그래서 한 만한가

블레이드 앤 소울 같은 무협 판타지에 향수가 있거나, 세키로식 전투를 좋아하거나, 돈 한 푼 안 쓰고도 방대한 콘텐츠를 즐기고 싶은 사람이라면 연운은 꽤 확실한 선택지다. 특히 PC·콘솔·모바일을 오가며 자투리 시간에도 이어할 수 있다는 점은 요즘 게이머 생활 패턴과도 잘 맞는다. 반대로 캐릭터 꾸미기에 진심이고 그 결과를 남들에게 보여주는 데서 재미를 찾는 타입이라면, 지금의 코스튬 가챠 가격 정책은 미리 각오하고 들어가는 게 낫다. 또 시즌마다 콘텐츠가 계속 바뀌는 라이브서비스 특성상, 처음부터 끝까지 딱 떨어지는 완결형 싱글 서사를 기대하면 실망할 수 있다.

나라면? 일단 무료니까 설치는 망설이지 않을 것 같다. 다만 코스튬 상점 쪽은 구경만 하고 지갑은 닫아둘 생각이다. 무공 조합만 몇 가지 맞춰보고 강호를 얼마나 오래 뛰어다닐 수 있는지 보는 걸로 충분히 본전은 뽑을 듯하다.

연운 캐릭터 커스터마이징 화면 클로즈업 스크린샷
출처: Steam / Everstone Studio, NetEase Games

마무리 한마디

완전 무료 오픈월드 무협 게임이 8000만 명을 모았다는 숫자, 처음 봤을 땐 솔직히 믿기지 않았다. 그런데 엑스박스판까지 나온 지금 시점에서 보면, 적어도 ‘한 번쯤 켜볼 이유’는 충분해 보인다. 코스튬 가챠 쪽만 멀리하면, 지갑 걱정 없이 강호를 누빌 수 있는 몇 안 되는 대작이라는 게 이번 리뷰의 결론이다.

참고 출처

댓글 남기기

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필드는 *로 표시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