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엘더스크롤 4: 오블리비언 리마스터드가 8월 11일 닌텐도 스위치 2로 나왔습니다. 2006년작 RPG를 언리얼 엔진 5로 갈아엎은 그 리마스터가, 이제 손에 들고 다닐 수 있게 된 거죠. 그런데 성능 조건이 명확합니다. 도킹 1080p·휴대 900p, 둘 다 30프레임 고정. 60프레임 옵션은 없습니다. 오늘은 “20년 된 명작을 휴대기로 옮긴 이 판본이 지금 지갑을 열 만한가”를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왜 지금 다시 시로딜인가
오블리비언 리마스터드는 2025년 4월 PC·PS5·엑스박스로 먼저 나왔습니다. 베데스다 게임 스튜디오와 버추오스가 함께 만들었고, 언리얼 엔진 5로 비주얼을 다시 짜면서 전투 애니메이션·타격 반응·3인칭 시점·레벨링 시스템까지 손봤죠. 레벨업 구조는 오블리비언과 스카이림의 방식을 섞어 재설계했고, 종족별로 돌려 쓰던 성우 음성도 새로 녹음했습니다.
스위치 2판은 그 결과물을 그대로 옮긴 판본입니다. 본편에 시버링 아일즈와 나인의 기사단 확장팩, 그리고 파이터스 스트롱홀드·스펠 톰·바일 레어·메룬즈 레이저·시브스 덴·위저즈 타워·오러리·호스 아머 팩까지 전부 들어 있습니다. 스탠다드 디지털판이 49.99달러, 패키지판이 59.99달러죠. 다만 패키지는 디럭스 에디션 하나로만 나옵니다(아카토시·메룬즈 다곤 방어구와 무기, 마갑 세트가 추가로 들어갑니다). 대신 이 카트리지에는 게임 전체가 담겨 있습니다. 스위치 2 서드파티 패키지가 ‘카트리지에 키만 들어 있고 본체는 다운로드’인 경우가 잦았던 걸 생각하면, 이건 꽤 반가운 결정입니다.
여기에 스위치 2 전용 기능이 붙었습니다. 터치스크린, HD 진동, 자이로 조준, 조이콘 2 좌우 마우스 모드, 모션 컨트롤, DLSS 안티에일리어싱, 게임챗까지. 마우스 모드로 시로딜을 돌아다닌다는 건 확실히 이 판본만의 물건이죠.
30프레임의 값
첫째, 성능이 이 판본의 유일한 최대 쟁점입니다. 베데스다가 직접 공지한 사양은 휴대 900p/30프레임, 도킹 1080p/30프레임에 DLSS 적용입니다. 문제는 그 30프레임이 항상 지켜지지 않는다는 데 있습니다. 닌텐도 라이프는 80점을 주면서 “성능은 기대만큼 노래하지 않는다. 목표치인 30프레임 아래로 떨어질 때도 있다”고 적었습니다. Digital Foundry도 스위치 2판 성능을 “답답하다(frustrating)”고 표현했고요.
둘째, 그럼에도 평론 총점은 나쁘지 않습니다. 메타크리틱 스위치 2판 평론가 평균은 8월 22일 기준 79점, 집계 매체 13곳 중 11곳이 긍정, 2곳이 복합입니다. 임펄스게이머 90점, 메리스테이션 84점, What’s It Like?와 반달이 각각 82점, 닌텐도 라이프·닌텐도 인사이더·IGN 스페인·PC게임스·게이밍 불러바드가 80점, 닌텐도 월드 리포트가 75점이었습니다. 눈여겨볼 건 감점 사유가 거의 전부 ‘성능과 버그’로 수렴한다는 점입니다. 게임 자체를 문제 삼는 리뷰는 거의 없습니다.

셋째, 문제의 상당수가 스위치 2만의 것이 아닙니다. 닌텐도 인사이더는 “성능은 들쭉날쭉하고 버그는 사방에 있으며, 의도대로 작동하는 부분조차 가끔 어설프다. 하지만 그 문제들은 이 스위치 2판에 국한된 게 아니다”라고 정리했습니다. 반달도 “과거의 고전적인 버그가 여전하지만 최적화 부족이 가장 큰 문제”라고 봤고요. 다시 말해 이 판본이 특별히 못 만들어진 게 아니라, 원판이 안고 있던 문제를 그대로 들고 왔다는 쪽에 가깝습니다.
한글은 없습니다
짚고 넘어가야 할 부분입니다. 베데스다가 공지한 스위치 2판 지원 언어는 음성·텍스트 모두 영어, 텍스트만 지원하는 언어가 프랑스어·이탈리아어·독일어·스페인어·일본어·폴란드어·포르투갈어·중국어 간체입니다. 한국어는 목록에 없습니다.
오블리비언이 어떤 게임인지 생각하면 이건 가볍게 넘길 문제가 아닙니다. 퀘스트 텍스트 분량이 방대하고, 대화 선택과 저널 기록으로 굴러가는 RPG니까요. 앞서 나온 PC·콘솔판도 한국어를 지원하지 않았고, 스위치 2판 역시 같은 상태입니다.

좋은 점
- 본편에 시버링 아일즈·나인의 기사단을 포함한 모든 DLC가 들어 있습니다. 닌텐도 라이프가 “돈값이 어마어마하다”고 표현한 이유죠.
- 언리얼 엔진 5로 다시 그린 비주얼이 휴대기에서도 살아 있습니다. PC게임스는 “스위치 2에서도 시각적으로 인상적인 리메이크”라고 평가했습니다.
- 자이로 조준, 조이콘 2 마우스 모드, HD 진동, 터치스크린까지 스위치 2 하드웨어 기능을 폭넓게 지원합니다. 마우스 모드는 이 판본에서만 쓸 수 있는 조작이죠.
아쉬운 점
- 30프레임 고정에 60프레임 옵션이 없고, 그마저도 오픈월드 이동 중에는 프레임 타임이 흔들립니다. What’s It Like?는 82점을 주면서도 “프레임 타임 불균형과 로딩 끊김이 훌륭한 이식작의 광을 깎아먹는다”고 짚었습니다.
- 한국어를 지원하지 않습니다. 텍스트 비중이 큰 RPG라 이 부분의 체감 손실이 큽니다.
- 원판의 버그와 어색함이 그대로 남아 있습니다. 닌텐도 월드 리포트는 75점을 주며 “오블리비언은 이상하고 삐걱대는 게임이고, 이 리마스터는 그걸 더 예쁘게 삐걱대게 만들었을 뿐”이라고 했습니다.
추천 대상
스카이림으로 엘더스크롤에 입문했고 그 위 세대를 안 해본 분이라면, 이번이 괜찮은 타이밍입니다. 확장팩과 DLC가 전부 들어 있어 추가 결제가 없고, 휴대기로 조금씩 나눠 하기에 오히려 잘 맞는 종류의 게임이거든요. 다만 닌텐도 월드 리포트 경고대로 “스카이림에서 넘어오면 야심 차지만 거칠고 요구가 많은 모험”이라는 점은 감안하셔야 합니다.
2006년에 시로딜을 걸었던 분이라면, 사실 이건 취향 문제라기보다 향수의 문제 같습니다. 게이밍 불러바드 리뷰어가 “20년 만에 나를 타므리엘에 처음 데려간 게임으로 돌아갈 기회를 받았다”고 쓴 문장이 이 판본의 존재 이유를 가장 잘 설명합니다.
반대로 프레임에 민감하거나 영어 텍스트를 읽는 데 부담이 있다면, PC판이나 다른 콘솔판을 먼저 알아보시는 걸 권합니다. 같은 게임을 더 안정적으로, 더 싸게 살 수 있는 경로가 있으니까요. 이 판본의 값어치는 ‘들고 다닐 수 있다’는 한 가지에 크게 기대고 있습니다.
마무리 한마디
30프레임 고정이라는 조건을 먼저 받아들이면, 나머지는 꽤 매력적인 제안입니다. 20년 전 오픈월드를 이불 속에서 켤 수 있다는 건 2006년의 저에게는 상상도 못 할 일이었으니까요. 물론 그때의 저는 영어사전도 안 켜고 퀘스트를 마구 진행하다가 길을 잃곤 했는데, 20년이 지난 지금도 사정이 별로 나아지지 않았다는 게 문제라면 문제입니다.
참고 출처
- Bethesda 공식 — The Elder Scrolls IV: Oblivion Remastered Available Now on Nintendo Switch 2
- Bethesda 공식 — 스위치 2판 전용 기능 안내
- Bethesda 공식 — 스위치 2판 1.0 패치 노트(8월 11일)
- Metacritic — 오블리비언 리마스터드 스위치 2 평론 리뷰
- Nintendo Life — 오블리비언 리마스터드 스위치 2 리뷰(80점)
- Nintendo Life — 스위치 2판 리뷰 총정리
- Nintendo Life — Digital Foundry가 짚은 스위치 2판 성능 문제
- Nintendo World Report — 스위치 2판 리뷰(75점)
- Nintendo Insider — 스위치 2판 리뷰(80점)
- Meristation — 스위치 2판 리뷰(84점)
- Forbes — Oblivion Remastered On Nintendo Switch 2: Release Date And Info
- Bethesda Support — 오블리비언 리마스터드 지원 언어 안내
- 루리웹 — 엘더스크롤 4 오블리비언 리마스터 스위치 2 출시일 트레일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