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전트 64: 스파이즈 네버 다이(Agent 64: Spies Never Die) 리뷰로 오늘 하루를 열어보겠습니다. 1997년 닌텐도 64로 나온 골든아이 007, 그리고 2000년의 퍼펙트 다크. 이 두 게임을 기억하는 분들이라면 “왜 요즘 부머 슈터는 죄다 둠이랑 퀘이크만 따라 하지?” 하고 한 번쯤 생각해 보셨을 겁니다. 그 빈자리를 1인 개발자가 5년을 갈아 넣어 채웠습니다. 오늘은 “이게 진짜 골든아이의 그 감각인지”, 그리고 “메타크리틱 72점인데 스팀은 왜 88%인지”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첫 방에 N64가 놓여 있습니다
이 게임은 자기가 뭔지 숨기지 않습니다. 코타쿠의 잭 즈위전이 쓴 표현을 빌리면, 캠페인 첫 스테이지에서 스폰되는 방에는 TV와 N64처럼 생긴 콘솔이 놓여 있고, 화면에는 눈을 가늘게 뜨면 골든아이 007로 보이는 흐릿한 게임 화면이 돌아가고 있습니다. 개발사 레플리컨트 D6(Replicant D6)는 1인 스튜디오이고, 오픈크리틱 기준 5년짜리 러브레터라는 평을 받았습니다.
기본 정보는 이렇습니다. 스팀 출시일은 8월 11일, PC 단독이고 가격은 2만 750원입니다. 언어는 영어·일본어·프랑스어로, 한국어는 지원하지 않습니다. 다만 스토리보다 목표 수행이 중심인 게임이라 장벽이 극단적으로 높지는 않습니다. 스팀 유저 평가는 8월 19일 기준 676개 중 595개 긍정, ‘매우 긍정적’ 88%입니다.
오토에임에 점프도 없다니, 진짜 그때 그 조작
이 게임의 정체성은 ‘무엇을 넣었나’보다 ‘무엇을 안 넣었나’에 있습니다.
첫째, 조준입니다. 요즘 FPS의 정조준(ADS)이 없고, 대신 골든아이·퍼펙트 다크처럼 오토에임이 들어갑니다. 코타쿠는 이 감각을 “방으로 미끄러지듯 들어가 오토에임 SMG로 경비병들을 정리하는 게 이상하리만치 만족스럽다. 스스로 굉장히 멋있어 보인다”고 표현했습니다. 정확도와 속도를 요구하는 다른 부머 슈터와는 결이 완전히 다릅니다.
둘째, 점프와 앉기 버튼이 없습니다. 걷고, 빠르게 걷고, 그게 전부입니다. 대신 레벨을 흘러다니는 감각이 강조되죠. 업그레이드나 언락도 없어서 전투 시스템 자체는 깊지 않습니다. 코타쿠도 이 점은 명확히 인정하면서, 그럼에도 레어(Rare)식 슈터의 매끄러운 손맛만큼은 제대로 잡아냈다고 평했습니다.
셋째, 난이도가 콘텐츠입니다. 이게 골든아이·퍼펙트 다크를 명작으로 만든 바로 그 설계인데요, 난이도를 올리면 단순히 적이 강해지는 게 아니라 새로운 구역과 목표가 열립니다. 보급품을 폭파하거나, 가젯으로 컴퓨터를 해킹하거나, 헬기가 이륙하기 전에 추적하는 식이죠. 여기에 파 타임(par time) 기록 도전과 쏘면 열리는 숨은 수집품까지 붙어서, 같은 미션을 난이도별로 몇 번씩 돌게 됩니다.
멀티플레이도 진짜입니다. 온라인 최대 8인, 로컬 화면 분할 최대 4인, 캠페인 협동도 온라인과 스플릿스크린 양쪽을 지원합니다. 봇 섞어서 돌리는 것도 되고요. CRT 필터를 켜면 그 시절 브라운관 느낌까지 흉내 낼 수 있습니다.

메타 72점인데 스팀은 88%, 왜 갈릴까요
숫자를 먼저 정리하겠습니다. 메타크리틱은 12개 매체 기준 72점, 오픈크리틱은 20개 매체 평균 73점 ‘Fair’ 등급에 추천율 75%입니다. 그런데 스팀 유저는 88% 긍정이죠. 이 간극은 개별 리뷰를 보면 바로 설명됩니다.
점수가 극단적으로 갈립니다. 8Bit/Digi와 콘솔 크리처스는 9점을 줬고, 셱뉴스는 8점을 주며 “N64 슈터, 특히 골든아이의 정확한 복제로서 기대 이상”이라 평했습니다. 반면 맥시멈 어트모스트는 5점을 주며 “겉모습과 스웨거는 재현했지만 실제 미션 디자인이 부실해서 성공들이 피상적으로 느껴진다”고 혹평했고, 테크랩터는 6.5점을 주며 “스토리 목표가 지루하고 멀티플레이 맵 디자인이 나쁘다”고 지적했습니다. 게임 샌드위치는 아예 “골든아이나 퍼펙트 다크와 인연이 없다면 추천하지 않는다”고 못을 박았죠.
즉, 이 게임의 점수는 ‘완성도’보다 ‘추억의 유무’로 갈립니다. 그리고 돈 주고 사는 스팀 유저는 애초에 그 추억이 있는 사람들이니 88%가 나오는 거고요. 코타쿠의 즈위전조차 “그 시절 N64 슈터를 즐기지 않았던 사람에게는 별로 어필하지 못할 것”이라고 선을 그었습니다.

좋은 점
- 난이도별 목표 추가와 파 타임 설계가 그대로 살아 있습니다. 여러 매체가 “한 미션을 난이도별로 반복하게 만드는 리플레이성”을 공통으로 칭찬했습니다.
- 멀티가 구색 맞추기가 아닙니다. 온라인 8인, 로컬 4인 분할화면, 캠페인 협동까지 지원해서 친구가 있으면 체감 가치가 확 올라갑니다.
- 하드웨어 요구가 낮습니다. 코타쿠 리뷰어는 스팀 머신에서 완벽하게 돌렸다고 했고, 지난 10년 안에 나온 PC면 대체로 문제없이 굴러갑니다.
아쉬운 점
- 한국어를 지원하지 않습니다. 목표 안내와 브리핑이 영어라, 미션 목표를 정확히 읽어야 하는 고난도에서는 부담이 됩니다.
- 전투 시스템이 얕습니다. 업그레이드도 언락도 없고 적 AI는 여러 리뷰에서 “2026년 기준으로는 지루하다”는 지적을 받았습니다.
- 스토리 미션 설계와 멀티플레이 맵에 대한 혹평이 꾸준합니다. 맥시멈 어트모스트 5점, 테크랩터 6.5점 같은 낮은 점수는 대부분 이 지점을 겨냥합니다.
추천 대상
골든아이·퍼펙트 다크로 자란 고인물 — 지금 사도 됩니다. 사실상 이 게임의 전체 설계가 여러분을 위한 것이고, 스팀 88% 긍정을 만든 사람들도 여러분입니다. 2만 원대에 29년 묵은 갈증을 푸는 셈이죠.
요즘 부머 슈터 팬(둠·울트라킬류) — 신중하게 접근하세요. 정조준도 점프도 없고 오토에임이 기본입니다. 정확도와 속도로 승부하는 재미를 기대하면 정반대의 물건입니다.
친구랑 같이 할 게임 찾는 라이트 유저 — 나쁘지 않은 선택입니다. 로컬 4인 분할화면이 살아 있는 요즘 PC 게임은 흔치 않고, 캠페인 협동까지 되니까요. 다만 영어라는 점은 미리 합의하고 들어가시길.
마무리 한마디
낮은 점수를 준 매체들의 지적은 대체로 맞습니다. 미션은 밋밋하고, AI는 굼뜨고, 멀티 맵은 아쉽습니다. 그런데 이 게임이 노린 건 애초에 ‘2026년 기준 잘 만든 FPS’가 아니라 ‘1997년의 그 감각’이었고, 그 목표만 놓고 보면 꽤 정확하게 도달했습니다. 오토에임에 몸을 맡기고 미끄러지듯 방을 정리하는 손맛이 그리웠던 분이라면, 점수표보다 본인 기억을 믿으셔도 될 것 같습니다. 저는 한국어 지원 소식이나 기다리면서, 그동안 화면 분할 같이 할 친구부터 수배해 보겠습니다.
참고 출처
- Steam — Agent 64: Spies Never Die
- Kotaku — New Steam Game Is For All You GoldenEye And Perfect Dark Sickos
- OpenCritic — Agent 64: Spies Never Die (73, Fair)
- Metacritic — Agent 64: Spies Never Die
- Shacknews — Agent 64 review (8/10)
- TechRaptor — Agent 64: Spies Never Die Review: Adequate Homage (6.5/10)
- GamingBolt — Agent 64: Spies Never Die Review: A Commendable Tribute (7/10)
- Maximum Utmost — Review: Agent 64: Spies Never Die (5/10)
- Console Creatures — Agent 64: Spies Never Die Review (9/10)
- GameDaily — Agent 64: Spies Never Die Review: A Well-Crafted Love Letter To An Era I’ve Moved On From
- GameGrin — Top 27 New Steam Games This Week (10th–16th of August 2026)
- Wikipedia — Agent 64: Spies Never Die
